“코로나 지원금 또 주나요” 고민 깊어지는 지자체

국민일보

“코로나 지원금 또 주나요” 고민 깊어지는 지자체

40여곳 자체 지급… 형평성 논란

입력 2020-06-30 12:5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금성 지원을 추가로 지원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재정상황이 열악한 지자체는 여론에 떠밀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라는 게 한결같은 얘기다. “인근 지자체는 지원하는데 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는 항의성 민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벌써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는 지자체 주민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등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자체 마다 다른 지원금이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국 기초지자체의 17.7%인 40여 곳이 자체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지자체의 재정형편이나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5곳 중 4곳의 주민들은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 완주군이 전국 최초로 2차 지원금을 지급했다. 완주군민 누구나 1인당 10만원씩 추가로 받고 오는 11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강원 원주시는 8만원, 영월군은 20만원을 지급했다. 충북 도내 시·군에서 자체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곳은 옥천군(10만원) 뿐이다. 옥천군은 모든 군민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극복지원금을 지역 화폐카드인 향수 OK카드로 지급했다. 사용 기한은 9월 30일까지다.

경기도 시장·군수 협의회도 최근 정부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건의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인당 20만원씩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데 힘을 보탰다. 앞서 경기도는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 중인 정부에 지난달 29일 제2차 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해 10조3685억원 규모의 예산편성이 필요하다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제주도 역시 제주도민 모두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씩 일괄 지급키로 했다. 제주도민은 다음 달 중 소득과 나이, 거주 형태와 관계없이 같은 금액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비해 지난 16일 제주도 재정에 관한 특별명령을 발표하고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제주형 2차 재난 긴급생활지원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충북 제천시가 모든 시민에게 재난지원금 10만원을 오는 9월에 지급할 방침이다. 제천시민 모두에게 각 1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면 135억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한 각종 행사 예산과 재정 안정화기금을 재난지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천시 관계자는 “충북 전체의 입장을 무시하고 단독 행동을 하기에는 행·재정적 애로가 많은 상황”이라며 “주민의 합의된 요구가 있으면 충북도와 협의하고 시의회와 협력해 9월 추경을 통한 지급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부정적인 견해도 나온다. 엄태석(57) 서원대 총장 직무대행은 “정부와 지자체가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지만 전 국민에게 추가로 지원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현금을 통한 지원이 거듭될수록 기대감과 실망감이 커지고 국민들의 건전한 경제 정서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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