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내 개인정보를…” 코로나 생계비도 못 받은 제자들

국민일보

“선생님이 내 개인정보를…” 코로나 생계비도 못 받은 제자들

입력 2020-06-30 18:14
게티이미지뱅크

광주의 한 고등학교 졸업생 수십 명의 개인정보를 무더기로 유출·도용한 교사와 업체 대표가 검찰에 송치됐다. 업체 대표가 이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소득신고를 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계비를 받지 못한 피해 사례도 발생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고교 졸업생의 주민등록번호를 유출하고 이를 몰래 쓴 혐의(개인정보보호법·주민등록법 위반)로 교사 A씨(58·여)와 모 업체 대표 B씨(61)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한 여고에 재직하면서 가족인 B씨의 부탁으로 2016년 2월 졸업한 학생 75명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16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A씨에게서 받은 졸업생 75명 중 72명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자신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서 임금을 받은 것처럼 꾸민 후 법인세 신고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런 사실은 지난달 피해 졸업생들이 코로나19 긴급생계비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자신이 모르는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긴급생계비를 받지 못한 일부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내자 두 사람은 곧 자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불법 체류 외국인 직원 등에게 임금을 준 뒤 세금을 감면받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업체 상담용으로 쓰겠다는 B씨의 말에 속아 개인정보를 건넸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폐기물 관련 업체를 운영하면서 직원을 구하기 어렵자 불법체류자나 신용불량자 등을 채용하고 이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화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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