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일주일새 몰카범 2명 잡은 용감한 20대 청년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일주일새 몰카범 2명 잡은 용감한 20대 청년

입력 2020-07-01 10:07
여성을 불법촬영하고 있는 A씨(49)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좌). 김씨와 A씨가 달리는 버스 안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우). KBS 캡쳐

격렬한 몸싸움과 부상을 마다하지 않고 일주일 새 몰카범 2명을 잡은 20대 청년 이야기가 화제입니다.

김모씨(20)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30분쯤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A씨(49)가 휴대전화를 든 채로 버스에 오르는 여성 뒤를 바짝 따라붙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 장면을 유심히 지켜본 김씨는 A씨가 휴대전화로 불법촬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습니다.

김씨는 급하게 A씨와 여성이 탑승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 버스의 노선은 김씨의 목적지와는 상관이 없었습니다. 오직 몰카범을 잡겠다는 일념으로 버스에 올라탄 것입니다.

버스가 정류장을 출발하자 김씨는 A씨와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A씨는 저항했지만 끝내 김씨에게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다른 승객은 김씨와 A씨가 싸우는 사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김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그 사람이 여성 옆에 앉아서 카메라를 세워서 찍고 있는 것 같아서 계속 의심하고 보고 있었는데, (버스에 타서) 휴대전화 좀 보여달라 했는데 힘을 주면서 저항을 (했다)”며 제압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가 B씨와 몸싸움을 벌인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KBS 캡쳐

그런데 알고 보니 김씨는 지난달 22일 저녁 7시쯤 상당구 중앙동 버스 정류장에서도 몰카범을 잡은 적이 있었습니다. B씨(38)는 당시 쇼핑백 구멍 사이로 휴대전화를 넣고 여성 신체를 찍고 있었는데, 김씨에게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씨가 B씨에게 쇼핑백을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B씨는 주변 지하상가로 냅다 도주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를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B씨는 20m 정도 도주하다 김씨에게 붙잡혔습니다. 김씨는 지하상가로 들어가는 계단에서 B씨와 몸싸움을 벌였습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행인 3명이 함께 나서 몰카범을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부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몰래카메라 범죄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수배자였습니다.

김씨의 용감한 활약으로 경찰은 몰카 혐의자 2명을 잇달아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일주일 새 범인 두 사람을 잡은 김씨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김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몰카범을 또 목격해도) 똑같이 잡을 것 같다. 피해자가 더는 안 생겼으면 좋겠다”면서도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관련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이런 사람을 경찰 특채로 채용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설령 몰카범을 발견했더라도 막상 제압할 마음을 먹고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겠죠. 생명의 위협을 마다하지 않고 용감하게 몰카범을 제압한 멋진 청년 김씨, 고맙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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