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제품’ 둔갑한 쓰레기 마스크…재판매된 5만장 어디에?

국민일보

‘정상 제품’ 둔갑한 쓰레기 마스크…재판매된 5만장 어디에?

입력 2020-07-02 11:10
국민일보DB

남이 쓰다 버린 마스크를 고물상에서 사들인 뒤 새제품인 것처럼 포장해 유통업체에 판매한 혐의를 받는 업자가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불량마스크 65만장 중 약 5만장이 정상 제품으로 유통됐지만 회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감염 등 우려가 제기된다.

2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48)씨에게 지난달 18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문모(50)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 권모(41)씨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월 고물상 주인에게서 폐마스크 약 65만장을 구입한 뒤 이를 포장갈이 업체 등 중간 업체에 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폐마스크 가운데 약 5만2200장은 포장만 바뀌어 정상 제품으로 시중에 유통됐다.

정씨는 권씨와 함께 지난 2월 폐기물 처리업자로부터 폐마스크 65만장을 4억1000만원에 구매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권씨는 2월 18일 포장갈이 공장을 방문해 비용을 지불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문씨는 정씨 지시를 받고 2월 14일 마스크 10만장, 17일 25만장, 19일 5만장 등 총 40만장을 A씨에게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폐마스크를 건넨 대가로 A씨에게 총 7억2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마스크를 상태별로 분류해 포장갈이 공장 운영자 B씨에게 넘겼고, B씨는 이 마스크를 재포장해 정상 제품으로 둔갑시켰다. 포장지에는 ‘의약외품’ ‘품목허가제품(KF94)’ 등 정상 제품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문구가 기록됐다. 이렇게 재포장된 폐마스크 3만2200장 중 2만4200장은 중국인 무역업자에게 넘겼고, 8000장은 대구 한 창고에 보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정씨와 문씨는 지난 2월18일 C씨에게 마스크 10만장을 장당 1900원에 넘겼고, C씨는 B씨에게 포장갈이를 의뢰했다. B씨와 D씨는 마스크 2만장을 한 회사에 납품했다.

이들로 인해 시중에 유통된 불량마스크가 회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 판사는 “피고인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소위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는 등 보건용 마스크의 수급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던 엄중한 상황을 이용했다”며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다. 개인적 이득을 위해 국민보건에 위험을 초래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가중시킨 피고인들의 범행에 대해서는 그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공급한 폐마스크 일부를 회수하고 보관 중이던 폐마스크와 함께 폐기하는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한 점, 정씨가 불법마스크 제조공장을 제보하는 등 관련 수사에 협조한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이화랑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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