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현미 “4번째 대책” 주장, 정부 홈피선 “10번째”

국민일보

[단독] 김현미 “4번째 대책” 주장, 정부 홈피선 “10번째”

6·17 대책 두고 정부 내에서조차 ‘엇박자’

입력 2020-07-05 17:23
김상조 靑정책실장은 ‘7차례’ 주장
전문가 “정책 실패 책임 피하려 횟수 축소”
서울 집값 상승 폭도 축소 의혹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모습. (사진=YTN 뉴스 캡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내놓은 횟수에 대해 “(6·17 대책이) 4번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현 정부 출범 후 발표한 부동산 정책이 10번 있었다고 소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 수장인 김 장관이 숱한 부동산 정책 발표에도 집값 급등을 막지 못한 책임을 피하고자 대책 수를 축소하고, 그 과정에서 정부 내부에서조차 부동산 대책 수를 두고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장관은 앞서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6·17 대책과 관련해 무소속 이용호 의원이 “(부동산 관련) 22번째 대책을 낸 것 아니냐”고 묻자 “네 번째다. 22번째라는 것은 언론이 온갖 것들을 다 붙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6·17 대책을 제외하고 자신이 언급한 대책이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 정책을 안내하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이 최소 10번 있었다고 소개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이 운영하는 이 홈페이지에는 부동산정책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으로 2017년 8·2 대책을 포함해 최근 발표한 6·17 대책까지 총 10건의 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정부 홈페이지조차 최소 10건 이상의 부동산 정책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이 운영하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에서 부동산 정책을 소개하는 페이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주요 부동산 정책으로 10번의 정책 발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책브리핑 홈페이지 캡처)


김 장관은 6·17 대책이 22번째 부동산 대책이라는 지적에 대해 “언론이 주거복지 정책도 부동산 대책에 다 포함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홈페이지 역시 규제 성격을 띤 8·2 대책과 주거복지 정책이 담긴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2017년 11월 29일) 등을 섞어서 소개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정부가 주거복지정책과 규제 대책을 함께 발표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무엇은 부동산 대책이고, 무엇은 주거복지정책이라고 구분할 명확한 기준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번까지 합치면 총 일곱 차례”라고 주장했었다. 김 실장 역시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부 부동산 정책의 책임자 역할을 하는 고위 관료들이 잇달아 부동산 대책 수를 축소하는 배경에 주목한다. 권대중 교수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내놓은 부동산 규제 대책만 해도 10번이 넘는다”며 “김 장관이 대놓고 거짓말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도 “부동산 정책의 책임자들이 대책 횟수를 최대한 축소해 정책 실패의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 과정에서 정부 안에서조차 부동산 대책 횟수를 두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서울 집값 상승 폭과 관련해서도 수치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KB 주택가격 동향 등을 분석해 서울 아파트 중윗값이 문재인정부 3년 동안 52% 상승했다고 발표하자, 국토부는 곧바로 한국감정원 주택가격동행조사를 근거로 서울 아파트 중윗값 상승률이 14.2%에 그쳤다고 반박했다. 당시 경실련은 “감정원 통계 중에서도 서울 아파트 지수 값이 2017년 5월 93.8에서 2020년 3월 136.3으로 42.5%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정부가 집값 안정세를 주장하기 위해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주택가격 동향 조사만 인용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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