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 혀 깨문 소녀는 56년 만에 법정에 섰다

국민일보

성폭행범 혀 깨문 소녀는 56년 만에 법정에 섰다

입력 2020-07-05 17:54 수정 2020-07-06 09:00
SBS스페셜 캡처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가 유죄 선고를 받은 최말자씨가 56년 만에 다시 법정 앞에 섰다.

5일 ‘SBS스페셜’에서는 최말자씨의 억울한 사연이 전파를 탄다. 1964년 5월 경남 김해의 한 마을. 한 남성은 18살 소녀에게 키스를 하려다 혀가 잘려 나갔다. 당시 남성의 부모는 “기왕 이렇게 된 것도 인연이니 두 사람을 결혼시키자”고 혼담을 보내왔다.

소녀의 집에서는 분개했다. 이들은 “짐승만도 못한 놈하고 어떻게 결혼해서 살 수 있냐”며 가해 남성을 강간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화가 난 남자의 집에서도 소녀를 중상해죄로 맞고소했다.

소녀와 가족들은 당연히 정당방위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성폭행을 방어하기 위해 혀를 깨문 행동은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결국 소녀는 가해 남성보다 무거운 형벌을 받았다.

SBS스페셜 캡처

18살이었던 소녀는 올해 74살이 됐다. 그는 지난 5월 “너무 억울해서 56년 만에 이 자리에 섰다. 반드시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무죄를 입증받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 탓에 남은 기록들이 많이 없었다. 재판부는 “확정판결을 뒤집을만한 새로운 증거나 당시 수사 과정의 위법성을 증명할 증인이 나오지 않으면 재심은 이뤄지기 어렵다”고 했다. 그런데 취재 도중 목격자가 등장했다. 이 목격자는 “(나는) 가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그날 최말자를 만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판결문에는 ‘내가 최말자를 따라 범행 현장 직전까지 갔다’고 나왔다더라. 만약 정말이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했다.

일흔넷 최말자 할머니의 이야기는 5일 밤 11시5분 SBS스페셜 ‘혀를 깨물다–74세 최말자의 역사적 여름’에서 만날 수 있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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