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동료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 치료 이유 성추행”

국민일보

故 최숙현 동료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 치료 이유 성추행”

입력 2020-07-06 10:11 수정 2020-07-06 11:26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사건 관련 동료 선수들이 추가 폭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체육계 가혹행위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동료들이 6일 추가 피해를 폭로했다. 이들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의 왕국”이었다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청팀 감독과 팀 닥터, 주장 선수에게 당한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이들은 “경주시청 선수 시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고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며 피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이날 증언에 따르면 감독은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폭행을 일삼은 것은 물론, 선수 부모에게 “다리 밑에서 싸우자” “뒤집어 엎는다”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금전적인 피해도 언급됐다. 동료 선수들은 “감독에게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항상 80만~100만원가량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에 입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가혹행위는 감독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들은 “최숙현 선수를 비롯한 모든 피해자는 처벌 1순위로 팀의 최고참인 주장 선수를 지목하고 있다”며 “주장 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에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주장 선수가 최숙현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몰아 고립시켰고, 선수들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보며 감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팀 닥터에 대해선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수치심을 느꼈다”며 “심지어 심리치료 받는 최숙현 선수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도 2차 피해가 계속됐다. 이들은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담당수사관은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은 보탤 수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다”며 “(처벌을 받더라도) 벌금 20~30만원에 그칠 것이며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회장에서 가해자를 마주하는 상황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술 조사 이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감을 느꼈다고 했다.

동료 선수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발 디딘 팀이 경주시청이었고 감독과 주장의 억압과 폭력이 무서웠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에 그것이 운동선수들의 세상이고 사회인줄 알았다”며 “선수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최숙현 선수와 함께 고소하지 못한 점에 대해 최 선수와 유족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모든 운동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난 최숙현 때린 적 없다” 국회서 자기 탓 쏙 뺀 감독
“내게도 ‘왜 방치했냐’ 말했지만…” 임오경 언급한 최숙현父
“사건 진화도 용기다” 故 최숙현 선수 동료에게 전화한 협회
“故 최숙현 남친과 문제?” 녹취록에 반박한 임오경 “물타기용 짜깁기”
‘최숙현 폭행하라’… 남자후배 사주한 그 선배는 누구?
“감독과 주장의 왕국이었다” 선수들 짓밟은 일상화된 폭력
“‘뒤질거면 혼자 죽어’라던 장윤정… 우린 사람 아니었다”
‘손가락 부러뜨리고 고막 터뜨리고도’…주장·감독 가해 사실 ‘전면부인’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