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평생 모은 4500만원 기부한 할머니의 사연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평생 모은 4500만원 기부한 할머니의 사연

입력 2020-07-07 14:04

“홀로 사는 나를 수급자로 선정해 먹고 자는 데 걱정 없도록 도와준 것에 감사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5월 초 종로구청을 찾은 80대 할머니가 4500만원을 기부하며 전한 말입니다.

6일 구에 따르면 교남동에 거주하는 A씨(82)는 사회복지과를 찾아 평생 어렵게 모은 4500만원이라는 큰 돈을 기부했습니다.

A 할머니는 남편이 사망한 뒤 자녀 없이 오랜 세월을 홀로 살았습니다. 파출부, 청소부 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중 2004년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선정돼, 2015년 종로구가 독거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추진한 ‘마음 꽃이 피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구와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A 할머니는 어려운 시절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 준 구청을 위해 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할머니는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이나 나처럼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성금 기탁도 생각해봤지만, 그간 종로구에서 홀로 사는 나를 수급자로 선정해 먹고 잠자는 데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도와준 데 감사를 표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런 기부 소식에 김영종 구청장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김영종 구청장은 “그간 지역사회 내 어려운 이웃들을 살뜰히 살피고 묵묵히 애써온 시간들이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며 “어르신의 아름다운 마음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곳에 사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종로구는 홀몸 여성 어르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마음 꽃이 피었다’라는 제목의 개별 맞춤형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사연이네요.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지금, 지역사회 약자를 위해 꾸준히 사랑과 관심을 가져준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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