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가해 3인방 ‘최고 수위’에도 팀닥터만 징계 못한 이유

국민일보

故 최숙현 가해 3인방 ‘최고 수위’에도 팀닥터만 징계 못한 이유

입력 2020-07-07 06:14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가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주장인 여자 선배를 영구제명하기로 했다. 남자 선배인 김모씨도 10년의 자격정지를 받았다. 반면 팀닥터로 알려진 운동처방사 안모씨는 협회 소속이 아닌 만큼 징계하지 못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고 이런 징계를 내렸다. 최숙현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열흘 만에, 가해자들로 지목된 이들이 협회의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인 안영주 공정위원장은 “공정위가 확보한 관련자 진술, 영상 자료들과 징계 혐의자 진술이 상반됐다. 그러나 공정위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진술과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징계 혐의자의 혐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최고 수위 징계’를 내린 배경을 설명했다.

스포츠공정위 위원은 7명이지만, 이날 한 명이 참석하지 못해 6명이 심의했다. 안영주 위원장 등 법조인 3명, 대학교수 3명으로 구성한 스포츠공정위는 협회가 제공한 자료를 면밀하게 살핀 뒤 가해 혐의자 3명을 따로 불러 소명 기회를 줬다.

대한체육회와 산하 단체는 징계를 내려야 할 상황이 되면 수사 기관이 아니어서 조사에 한계가 있다며 검찰이나 경찰 수사가 끝나 처벌이 확정될 때까지 징계를 내리지 못했다. 따라서 일시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린 뒤 수사 기관의 결과가 나오면 징계 수위를 확정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공론화되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녹취에 많은 증거가 담긴 터라 사건이 대구지검에서 조사 중인 상황에서도 징계 수위를 정할 수 있었다. 스포츠공정위원회도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가해 혐의자를 징계할 수 있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24조 우선 징계처분은 ‘징계 혐의자의 징계 사유가 인정되면 관계된 형사사건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이를 수사 중이라고 해도 징계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스포츠공정위는 김규봉 감독과 여자 선배 선수를 향해 협회가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를 했다.

스포츠공정위 ‘위반행위별 징계기준’은 ‘폭력을 행사한 지도자, 선수, 심판, 임원은 그 수위가 중대하다고 판단하면 3년 이상의 출전정지, 3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영구제명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남자 선배인 김모씨의 징계도 자격정지 10년으로 매우 높은 수위다. 다만 팀 닥터로 불렸던 운동처방사 안모씨는 협회 소속이 아니라 공정위 규정상 징계를 내리지 못했다. 대신 대한철인3종협회는 안씨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사건이 불거진 후 피해자 6명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했다. 6명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2명의 선수도 포함됐다. 회의는 무려 7시간이나 진행됐다. 협회 관계자는 “확인할 자료는 많은데 감독과 선수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공정위원들이 모든 사안을 하나씩 확인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징계를 받은 감독과 선배 2명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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