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성폭력 가해자에게 조화? 문 대통령 무책임하다”

국민일보

정의당 “성폭력 가해자에게 조화? 문 대통령 무책임하다”

입력 2020-07-07 07:18 수정 2020-07-07 07:20
연합뉴스

정의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 인사들이 조화를 보낸 것에 대해 ‘무책임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에 대한 미국 송환 불허 판정과 연관 지으며 한국사회의 현주소라며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고 “성폭력 범죄를 마주한 한국의 현실은 ‘손정우는 한국으로, 안희정은 정계의 품으로’에 불과하다”며 “안 전 지사 사건은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일어난 성폭력 사건으로 정치 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로 정치 권력을 가진 이는 모두가 책임을 통감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반성의 의지를 표했는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는 모친이 별세한 다음 날인 5일 밤, 형 집행정지와 귀휴 조치를 받았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를 표한다”고 한 조 대변인은 “문제는 빈소에 여권 정치인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공직과 당직을 걸어 조화와 조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지사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이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한 조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낸 이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정치인이라면 본인의 행동과 메시지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적인, 공당의 메시지라는 것을 분명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또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에 대해 이날 미국 송환 불허 판정을 내린 것에 대해 “성범죄에 관대한 법원의 잘못된 결정으로 미국 송환 불허 판정을 받았다”고 한 조 대변인은 “이 같은 판정과 빈소에 걸린 여권의 조화를 본 많은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대변인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2차 가해 앞에 피해자는 여전히 일상에서의 힘겨움을 겪고 있다”며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춰지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국회 여성 근로자 페미니스트 모임인 ‘국회페미’도 이날 안 전 지사의 모친상에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조화와 조기 설치 비용은 국민의 혈세로 치러졌을 것”이라며 개인 비용으로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안희정 씨는 더 이상 충남지사가 아니다”라며 “정치권은 안씨가 휘두른 위력을 형성하는 데 결코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인 이번 일이 마치 안씨의 정치적 복권과 연결되는 것으로 국민이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발언과 행동을 주의해야 한다”고 한 국회페미는 “직위와 소속을 오용으로 조의를 왜곡한 일부 조문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한 안 전 지사는 다음 날인 5일 형집행정지 신청을 내고 임시석방됐다. 곧바로 서울대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로 향한 안 전 지사는 줄줄이 이어진 정치권 인사들을 조문했다. 주로 또래인 80년대 학생 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많아 눈에 띄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이해찬 대표, 문희상 전 국회의장, 김태년 원내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광재·전해철·김두관·김종민·윤건영·전재수·김영진·한병도·송옥주·김민석·윤관석·이원욱·송갑석·홍영표·조정식·강훈식·노웅래·강병원·변재일 의원 등이 조문했다.

고려대 후배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우리 아버지도 제가 징역살이할 때 돌아가셨다. 굉장히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와 오랜 인연을 맺은 법륜스님과 안 전 지사의 스승인 최장집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도 빈소를 찾았으며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지원 국정원장 내정자 등도 조문했다.

빈소엔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권양숙 여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신동분 롯데그룹 회장, 이인영 통일부장관 내정자, 박노해 시인 등이 보낸 조기와 조화가 놓여있었다.

안 전 지사는 조문객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주로 했으며 은사인 최 교수를 보곤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의 아들도 이날 조모상에 참석해 강준현 민주당 의원 비서실에서 근무 중이라며 이들을 배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안 전 지사는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법원이 지난해 9월 3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광주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다. 안 전 지사의 귀휴 기한은 오는 9일 오후 5시까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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