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저 때문에 일하던 가게가 망했습니다”

국민일보

[사연뉴스] “저 때문에 일하던 가게가 망했습니다”

입력 2020-07-07 13:38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옳은 일을 했지만 이로 인해 주위의 눈총을 받게 된다면 어떨까요? 주휴수당과 퇴직금을 주지 않은 고용주를 신고했는데 이로 인해 카페가 문을 닫게 돼 비난을 받았다는 사연이 인터넷을 뒤늦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엔 ‘저 때문에 일하던 가게가 망했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한 카페에서 오픈 멤버로 1년이 넘게 일했다는 글쓴이는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글쓴이는 “사장이 주말에 카톡으로 사람 구했으니까 나오지 말라 해서 갑자기 잘렸다”면서 “1년 넘게 일했는데 고생했다는 말도 없이 갑자기 자른 게 화나서 그동안 못 받은 주휴, 퇴직금 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일한 거 주지 않으면 근로계약서까지 묶어서 신고한다고 통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분이 풀리지 않은 글쓴이는 사장이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쓰라고 지시한 것이 떠올라 이를 시청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해당 카페는 자판기만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된 영업장이었던 것입니다. 글쓴이는 “거기서 1년 넘게 일하면서 샌드위치, 꼬치, 빙수, 음료 다 만들었는데 무허가 영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카페는 즉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글쓴이는 “다음 날 (시청 직원이) 가게에 증거수집하러 오고 경찰에 고발한 뒤 검찰로 넘긴다고 전화가 왔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시청 직원이 글쓴이의 신원을 가게 주인에게 밝히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글쓴이는 “(시청 직원이 카페 주인에게) 신고한 사람이 20대 여성이라고 그랬다”면서 “저를 소개해준 친구에게 사장이 전화가 와서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악의적으로 괴롭히냐’고 말했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이어 “솔직히 검찰로 넘긴다는 얘기 듣고 엄청 마음이 불편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들 억울하다고 나만 나쁜 사람으로 소문내고 다녀서 화가 난다”면서 “스트레스 받아서 집 밖으로도 안 나간다. 신고 취소해달라고 전화해서 부탁이라도 하고 싶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지난해 작성된 이 글은 현재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스크랩되고 있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티즌들은 “카페 주인은 무슨 권리로 글쓴이를 비난하냐” “조사관은 도대체 왜 제보자를 밝혔냐”는 반응을 보이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1년이나 함께 일한 카페 사장이 예상보다 큰 피해를 입게 됐으니 마음이 불편한 건 인지상정일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카페를 신고한 행동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영업정지라는 결과는 누가 뭐라고 해도 법을 지키지 않은 사장 자신이 초래한 일이니까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홍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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