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 늦었다고 “XX년이!”… 김규봉 감독 녹취록 공개

국민일보

설거지 늦었다고 “XX년이!”… 김규봉 감독 녹취록 공개

입력 2020-07-08 05:31 수정 2020-07-08 05:36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 트라이애슬론 감독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장에서 나서고 있다. 연합

고(故) 최숙현 선수에 대해 폭행·폭언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감독이 설거지가 늦었다는 이유로 선수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한 전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최숙현 선수의 유족이 7일 공개한 9분가량의 녹취 파일에서 김규봉 감독이 흥분한 목소리로 한 선수에게 “아, 띨띨한 척을 하는 거야, 뭐 하는 거야. 말을 끝까지 하라고. 너보고 치우라고 했냐, 안 했냐. 누가 해야겠냐. 10초면 되잖아”라고 말한다.

감독은 “아, XX 돌아버리겠네, 너는 대체 뭐하는데, 이 X년아! 국가대표면 다냐!”, “싸가지 없게, 싸가지 없게 배워서 XX년이”라며 폭언을 쏟아낸다.

녹취 중에는 한 차례 ‘퍽’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듯한 소리도 들린다.

5분여의 폭언이 이어진 뒤 감독은 “너 나하고는 오늘부로 끝났어, 테스트도 뭐고 없어”라고 말한다. 감독의 권한이 상당한 아마추어 종목에서 감독의 눈 밖에 났다는 말은 선수들에게 손찌검만큼이나 두려운 말이다.

감독이 떠난 뒤 폭언에 시달린 선수는 설거지를 마무리한다. 9분여의 녹취 파일 중 폭언 뒤 이어진 4분은 물 흐르는 소리와 그릇을 닦는 소리만 담겼다.

이 녹취론은 지난해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숙소 주방에서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최숙현 선수는 ‘설거지 폭언’의 당사자가 아니라 이 녹취록을 진정서에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고 최숙현 선수의 경주시청 동료 선수는 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맞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선수는 녹음 파일을 첨부해 김 감독을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김 감독을 영구제명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2시간 동안 이어진 소명 시간에 “폭행과 폭언은 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많이 본 기사

포토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