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3층서 떨어진 아이 맨손으로 받아낸 영웅

국민일보

[아직 살만한 세상] 3층서 떨어진 아이 맨손으로 받아낸 영웅

입력 2020-07-10 16:10
ABC7 캡처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3층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짙은 연기와 화염에 휩싸인 아파트 3층 발코니에서 두 아이의 엄마가 애타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불이 난 건물 바깥에 있던 이웃 주민들은 엄마를 향해 아이를 던지면 받겠다고 소리쳤습니다.

불길이 더욱 거세지자 엄마는 아들을 꼭 살려달라며 3층 발코니에서 아이를 떨어뜨렸습니다.

그때 현장에 있던 한 남성이 빠르게 몸을 던져 아이를 받아냈습니다.

아이가 바닥에 부딪히기 직전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를 ‘영웅의 캐치’라고 불렀습니다.

ABC7 캡처

아이의 생명을 구한 영웅은 바로 28세의 흑인 남성, 필립 블랭크스였습니다. 그는 미 해병대 출신이자 전직 미식축구 선수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집에 있다가 근처 아파트 3층에서 불길이 치솟자 곧바로 밖으로 달려나갔습니다.

그리고 불길에 휩싸인 발코니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ABC7 방송에서 “본능대로 움직였다.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이를 구조할 당시 터널 안 시야처럼 아이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블랭크스가 구한 세 살배기와 함께 아이의 누나인 8살 소녀도 이웃 주민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발사인 흑인 남성 달토니언 알렉산더(42)는 불이 난 아파트 건물로 뛰어 올라가 복도에 쓰러져있던 8살 누나를 구조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는 불길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엄마는 발코니에서 떨어진 아들이 무사한지 확인한 뒤 8살 딸을 구하기 위해 화염 속으로 다시 뛰어들었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블랭크스는 “아이를 구하고 숨진 엄마가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습니다.

화재 당시 직장에서 일하고 있던 아이들의 아버지는 블랭크스와 알렉산더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두 사람은 이 가족을 계속해서 돕기로 했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희생과 이웃들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진짜 영웅은 우리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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