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 비서 색출하자” 피해자 2차가해 일파만파

국민일보

“박원순 고소 비서 색출하자” 피해자 2차가해 일파만파

입력 2020-07-10 12:52 수정 2020-07-10 16:37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일부 지지자들이 박원순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의 ‘신상 털기’에 나서면서 2차 피해 조짐이 일고 있다.

10일 여권 지지 성향을 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내용의 게시물들이 다수 게재됐다.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해 위해를 가하겠다는 식의 협박성 글이 대부분이다.

이날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는 ‘비서실엔 총 ○명이 근무, 이제 고지가 보인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고소인을 찾기 위해 서울시청 열람 자료를 통해 2017년 서울시장 비서실에 근무한 이들의 현황을 살피고 있다면서 “(누군지 찾아서) 같은 여자로서 참교육 시켜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지지자는 SNS에 고소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욕설과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여성이 이번 사건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추가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지지자는 SNS에 올라온 박원순 시장 추모글에 “억울한 누명으로 돌아가신 시장님을 위해 고소장을 넣은 여성 피의자를 색출해 무고죄로 고발하고 신상공개를 요청하자.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댓글을 남겼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일부 극성 지지자들이 인터넷에 박 시장을 고소한 전 여비서를 찾아내겠다며 글과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게시물에 특정된 인물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로 밝혀졌다. 인스타그램 등 캡처

경찰은 고소인에 대해 적극적인 신변보호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고소인이 요청하면 최선을 다해 신변보호에 나설 것”이라며 “임시거처를 마련해주거나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의 방안이 있다”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전날 오전 10시44분쯤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다. 딸의 112신고로 경찰과 소방당국이 7시간에 걸친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이날 오전 0시1분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그의 시신을 발견했다.

박원순 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은 특정되지 않았으나, 성추행 혐의 피소건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박 시장의 비서로 근무했던 여성 A씨가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으며, 본인 이외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진술했다. A씨의 고소장에는 박원순 시장이 근무 중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고, 퇴근 후에는 수시로 텔레그램으로 음란한 사진과 문자를 보내며 A씨의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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