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밝혀지길…2차 가해 그만” 박원순 前비서 연대 움직임

국민일보

“이유는 밝혀지길…2차 가해 그만” 박원순 前비서 연대 움직임

입력 2020-07-10 17:00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실종 13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사망 전날 전직 비서 A씨에게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목수정 작가는 10일 페이스북에 “박 시장의 미투 의혹 사건은 사망과 함께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며 “의혹은 영원히 의혹으로 남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박 시장 자신을 위해서도, 그를 고소한 전 비서를 위해서도, 특히 진실을 위해 이렇게 사건이 종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목 작가는 “적어도 그의 죽음에 대한 연유는 밝혀졌으면 한다”면서 “자살인지, 타살인지, 자살이었다면 그를 자살로 몰았던 원인은 무엇인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천만 서울 시민들의 수장이었던 사람이 돌연 모두를 등지고 떠난 이유에 대해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목 작가는 “덮어놓고 추모하고, 명복을 빌 뿐, 그들이 서둘러 떠나가야 했던 이유를 집요하게 추적하지 않는 건 지금껏 우리가 반복해 왔던 일”이라며 “그 모호한 결말이 세상에 만가지 상상과 설들을 떠다니게 하고, 그것은 두고두고 사회를 갉아 먹는다”고 지적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모두가 고인을 추모할 뿐 피해 여성이 평생 안고 가게 될 고통을 말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고소가 사람을 죽인 것 같은 트라우마에 갇힐 것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박 시장의 빈소를) 조문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A씨를 향해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다”면서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장례를 5일간 서울시장장으로 치르는 것과 서울시청 앞 시민분향소 설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자칫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서울시장장과 시민분향소를 취소, 중단하라”며 “A씨를 보호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해 지원과 보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또 “박 시장의 시민운동가로서의 업적을 기리는 것은 시민사회의 몫”이라면서도 “A씨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A씨를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이용자가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 5일장을 반대합니다’ ‘박원순 시장을 고발한 피해자와 연대합니다’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서울시 홈페이지의 민원신청 게시판을 통해 서울시장장과 분향소 반대 의견을 넣고 있다.

이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청원자는 서울시장장 취소를 요구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지만, 박 시장은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당한 사람이다. A씨는 본인을 가리키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2차, 3차 피해를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청원은 등록된 지 불과 몇시간 만인 10일 오후 4시50분 현재 12만2500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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