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거’ 김도엽 “콩두 시절보다 잘하는 거 같다고요?”

국민일보

‘구거’ 김도엽 “콩두 시절보다 잘하는 거 같다고요?”

“비결은 신뢰…선호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 팀이 믿고 맡겨줘”

입력 2020-07-13 08:00

타임머신을 타고 콩두 몬스터가 최하위권을 전전하던 2016년으로 돌아가 “‘구거’ 김도엽이 4년 뒤에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서 손꼽히는 기량의 서포터로 평가받는다”고 귀띔하면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팀 다이나믹스 유니폼을 입고 3년 만에 LCK로 돌아온 김도엽의 활약이 심상치 않은 2020년 서머 시즌이다.

다이나믹스는 1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LCK 서머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T1에 세트스코어 2대 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난 다이나믹스는 4승4패(세트득실 +0)가 돼 6위 자리를 지켰다.

세 번의 게임 전부 바드를 고른 김도엽은 적재적소에 스킬을 활용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게임의 승패를 갈랐던 3세트 마지막 전투에서는 ‘테디’ 박진성(아펠리오스)을 궁극기 ‘운명의 소용돌이’로 꼼짝 못 하게 만들어 승리의 실마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국민일보가 경기 후 김도엽을 만나 승리 소감, 최근 좋은 기량을 과시하는 비결 등을 질문했다.

-T1을 잡고 3연패에서 탈출한 소감은.
“최근 연패를 겪었고, 앞으로도 계속 강팀과의 연전을 치러야 해 힘든 상황이었다. 값진 승리를 거뒀다. 최근 연패를 하면서 선수들이 전부 알게 모르게 경기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
오늘은 ‘우리가 잘하는 조합을 하자’를 모토로 게임에 임했다. 첫판을 졌을 때 코치님께서 ‘너희 자신감이 너무 떨어졌다.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는 건 다 하라’고 해주셨다. 덕분에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게임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바텀에선 이즈리얼·바드 대 아펠리오스·쓰레쉬 구도가 계속 나왔다.
“이즈리얼과 바드가 궁합이 좋은 편이다. 이 두 챔피언을 썼을 때 연습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첫 세트를 져서 아쉬웠지만, ‘이왕 준비한 거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로 계속 이 조합을 고수하려 했다. 그런데 상대도 똑같은 걸 계속 고르더라.”

-올 시즌 좋은 기량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제 콩두 시절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다. 포지션을 변경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당시 ‘왜 매번 카르마만 하느냐’고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카르마와 관련해선 억울한 게 많다. 저도 카르마 하고 싶지 않았다. 하하. 그때도 저는 쓰레쉬, 바드, 브라움을 하고 싶었는데 팀에서 다른 걸 원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카르마를 했다.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플레이 방향성’을 갖고 있었는데 팀과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팬들께서도 저를 부족한 모습으로 기억하실 것이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올 시즌 유독 좋은 활약을 펼치는 원동력은.
“팀원들에 대한 상호 신뢰다. 다이나믹스는 5명이 서로 신뢰하고 있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플레이한다. 누군가가 변수 픽을 하겠다고 하면 그 선수를 믿고 시켜본다. 저희는 의견 조율이 잘 되는 팀이다. 평소에도 (게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화를 많이 나눈다.”

-아까 ‘플레이 방향성’이라는 단어를 썼다. 이게 무엇인가.
“저는 팀에 ‘플레이메이커’, 즉 변수를 만드는 선수가 포지션 불문 한 명 이상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명이면 더 좋다. 아무튼 게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데, 제가 그런 걸 선호한다. 다이나믹스에선 ‘리치’ 이재원과 제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바드에 대한 숙련도가 눈에 띈다.
“‘우주의 결속(Q)’은 판정이 좋은 편에 속한다. 적당히 쏴도 맞는 경우가 있다. 스킬 활용과 적중률에 집중하기보다는, 자유롭게 움직이며 시야 장악에 힘써야 한다. 궁극기 ‘운명의 소용돌이’와 Q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Q를 생각보다 천천히 쓰는 게 팁이다. 늦게 써도 벽에 투사체가 닿으면 기절 효과를 얻는다. 궁극기가 풀리는 소리가 날 때 써야 한다.”

-담원 게이밍전을 앞뒀다. 이들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판테온 서포터에 대한 생각은.
“‘베릴’ 조건희 선수도 저처럼 플레이메이킹과 과감한 플레이를 선호한다는 점을 신경 쓰려 한다. 판테온 서포터는 많은 팀들이 연습에서 시도해봤을 거 같은데. 하하. 강력하면서도 ‘담원이어서 할 수 있는 챔피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전 집중력이 좋은 담원에 특화된 챔피언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초반 대진운이 좋았다’ ‘이제 원래 자리를 찾아간다’고 저희를 평가하고 계신 거로 안다. 저희도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니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릴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 감사하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