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풀러 가자” 제주서 장애인 감금·폭행 일당 검거

국민일보

“스트레스 풀러 가자” 제주서 장애인 감금·폭행 일당 검거

입력 2020-07-13 16:37

제주에서 조직 폭력배를 사칭하며 지적 장애인을 수개월간 집단 폭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들의 카카오톡에는 “스트레스를 풀러 가자”며 재미삼아 폭행을 일삼은 정황이 발견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적장애인을 집단 폭행한 혐의(감금·공동상해·갈취·협박)로 고모(27)씨 등 11명을 입건하고 이중 5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고씨 등 11명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시청 인근 놀이터와 공원 등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지적장애인 7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피해자 중 한 명을 차에 4시간동안 감금 폭행한 후 기절해 있던 여성 피해자(22)를 공원에 방치하고 도망간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피해자는 이마를 8바늘 꿰매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들의 범행은 지금까지 경찰이 파악한 것만 13건에 이른다.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모여 있는 피의자들. CCTV 캡쳐. 제주지방청 제공.

경찰에 따르면 도내 특수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게 된 피의자들은 고씨를 주축으로 조직 폭력배 행세를 하며 수개월간 지적 장애인들을 괴롭혔다.

고씨 등은 밤 시간대 피해자들을 한라산 공동 묘지로 데려가 ‘산에 묻어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서열 정리를 이유로 서로 싸움을 붙이기도 했다.

경찰은 가출 청소년들에 대해 탐문하던 중 장애인을 상대로 폭행·갈취 사건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피의자 11명의 나이는 17~37세로 5명은 장애인, 6명은 비장애인이다. 피의자 중 비장애인들은 대부분 직업이 없고 1명만 배달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7명은 모두 18~23세 지적 장애인으로 장기간 폭력에 노출되면서도 신고를 하는 등의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못 했다.

이들의 폭행은 제주시청 주변 놀이터와 공원, 장애인복지센터 공터 등 CCTV가 없는 장소에서 이뤄졌다. 가해 및 피해 장애인들은 지적장애 2~3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이번 사건 가해자들을 금주 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가해자들의 카톡에 ‘스트레스 풀러 나오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재미삼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피의자들에 대한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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