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 “돈 받았나”… 박원순 영결식 당일에도 쏟아진 2차 가해

국민일보

“꽃뱀” “돈 받았나”… 박원순 영결식 당일에도 쏟아진 2차 가해

입력 2020-07-13 17:31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의 기자회견 중계 영상에 달린 댓글들. 유튜브 캡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전직 비서 A씨에 대한 온라인상 ‘2차 가해’가 박 시장 영결식 당일까지도 이어졌다. 일부 네티즌은 A씨 변호인 등이 주최한 기자회견의 온라인 중계화면까지 찾아와 A씨를 원색 비난했다.

박 시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이날 오전 한 친여 성향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박시장 원혼을 달래줄 ‘무고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징벌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러자 게시판 회원들은 “아예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펜스룰로 면접을 봐야 한다” “얼굴 드러내지 않는 미투가 무슨 미투냐”는 등의 댓글로 동조했다.

같은 날 오후 A씨 변호인 측이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온라인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특히 A씨가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진짜 피해자가 맞다면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A씨를 지칭해 직접 욕설을 쏟아내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비난은 유튜브로 송출된 기자회견 중계에까지 옮겨갔다. 회견 시작 전부터 채팅창에서는 A씨가 박 시장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거나 고소의 대가로 누군가에게서 금전을 받았으리라는 억측이 정제되지 않은 댓글로 쏟아졌다. 그러자 일부 시청자들은 “(박 시장이) 구린 게 있어서 자살한 것 아니냐”고 응수하면서 고인에 대한 망언도 터져나왔다.

다만 일부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운영진이 박 시장 고소인에 대한 음해성 글을 자제해달라고 공지했다.

전문가들은 네티즌들이 A씨의 이름 등을 특정하지 않더라도 욕설이나 비방을 하면 모욕이나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네티즌들이 주장하는 시기나 직무 관련 정보 등을 토대로 A씨를 특정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고, 이것이 범죄 성립 요건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헌 법무법인 세림 변호사는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 없이 단순히 “그랬을 것”이라고 추론 할 경우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 있다”며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