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부동산도, 왜 개미만 잡나” 조세저항 조짐 술렁

국민일보

“주식도 부동산도, 왜 개미만 잡나” 조세저항 조짐 술렁

정의정 한투연 대표·‘주식 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회장 인터뷰

입력 2020-07-14 16:45 수정 2020-07-14 17:25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확대 방침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동학개미운동으로 10여년간 ‘박스피(박스권+코스피)’였던 국내 주식시장이 드디어 활력을 찾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정부는 왜 과세 카드를 꺼내드는 겁니까?”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확대 방침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권리를 대변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정의정 대표는 14일 이같이 말했다. 최근 주식과 부동산에 과세 계획이 연이어 발표된 만큼 주식·부동산 조세저항 운동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식 양도소득세 확대는 결국 기관, 외국인은 제외되고 개인에만 적용된다”며 “그간 주식시장에서 손해를 봐왔던 개인에게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발상이 이해되지 않는다. 많은 투자자들이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이건 증세가 아니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면 충분한 논의를 거치고 2~3년 정도 유예해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주식 양도소득세 방침의 경우 발표 이전 사회적 합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회원들 사이에선 7·10 부동산대책까지 나와 주식과 부동산 조세저항 운동을 함께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공제액 기준이 연 수익 2000만원인 만큼 과세 대상은 전체 투자자 중 상위 5%에 해당되며 95%는 증권거래세 인하로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도 정 대표는 반박했다. 그는 “상위 5%가 투자금액을 얼만큼 차지하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며 “이른바 ‘슈퍼개미’로 불리는 고액 투자자가 세금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다수 빠져나가면 문제 아니냐”고 했다.

'주식 농부'로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회장. 본인 제공

한투연 고문을 맡고 있는 ‘주식 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도 같은 입장이다. 박 회장은 농사를 짓는 것처럼 경기와 상관없이 좋은 기업에 장기 투자해 기업과 투자자가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철학으로 국내에서 ‘장기 투자의 1인자’로 꼽힌다.

박 회장은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그간 부동산에 쏠렸던 자금이 금융자산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방침은 이런 흐름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 시스템과 투자 문화가 조금 더 선진화된 이후에 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업 성과에 대한 투자자와 기업 간 공정 분배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개인을 대상으로 과세까지 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개인들의 투자 문화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긴 호흡으로 투자해 기업 가치를 올리고 성과를 공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요즘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 등 성장주에만 투자해 시세차익만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안정적인 성장을 해온 기업에도 투자해 배당 소득을 주로 취득하려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투연은 14일부터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등 주식 양도소득세 확대 방침에 반대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투연의 회원은 이날 기준 총 1만1200여명이다. 회원 수는 주식 양도소득세 방침이 발표된 지난달 25일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식 양도소득세 방침에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글이 20여개 게재됐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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