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부겸 “내년 4월 재보선, 임시체제로는 못 치러”

국민일보

[인터뷰]김부겸 “내년 4월 재보선, 임시체제로는 못 치러”

“주택 공급 확실하게 해야 하나 그린벨트 해제는 안돼”

입력 2020-07-15 20:56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당대표 임기 동안 4차례 당의 운명을 가르는 선거를 잘 준비해야 한다”며 “어려운 시기에 당대표가 사퇴하고 임시체제로 선거를 치르는 건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의원은 물론 전략적 사고를 하는 권리당원, 대의원들이 이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당권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이 대선 도전을 위해 내년 3월 당대표 사퇴 가능성이 크다는 지점을 파고들었다.

최근 논란이 되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 “집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확실히 공급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며 “생애 첫 주택자에게는 다양한 금융 패키지를 제공해서 5~10% 부담하면 집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당·청 관계에 대해서는 “국민이 문재인 대통령의 선한 의지에 대한 신뢰가 튼튼해 일부 현장에서 정책이 먹히지 않더라도 기다려주시지만, 국민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게 되면 당이 그걸 메꿔줘야 한다”며 향후 당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176석 거대 여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대해 “너무 스펙트럼이 넓어 (다 채울 수 있을지) 두렵다”면서도 “당이 과거보다 실사구시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어 현장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지공개념을 채택하라는 아주 진보적인 목소리부터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요구, 또 건강한 보수가 역할을 못 하니 그에 대한 요구까지 전부 민주당에 쏟아지고 있다”며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덜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부겸 전 의원이 14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176석 거대 여당 대표는 어떤 자리인가.
“내년 4월 재보선뿐 아니라 대선후보 경선 및 대선, 6월 지방선거까지 전국 단위 선거를 잘 준비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제2 도시 부산에 이어 수도 서울의 수장을 뽑게 되면서 단순 재보선으로 치를 수 없게 됐다. 그 결과와 영향이 1년 후에 치러지는 대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다음 대선을 준비하실 분이 중간에 거쳐 가는 정도로 대표직을 본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열리는 재보선에는 후보자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인가.
“이 조항이 삽입된 지 얼마 안 됐고, 정치를 원칙적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비판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정당의 존립 근거는 정권 재창출에 있다. 당헌을 바꾸는 주체는 당원이고, 특히 해당 지역에서 고생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은 당 지도부가 져야 한다. 국민에게 경과를 설명해 드리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까지 치르게 되면서 지금은 당 전체가 중요한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당권 도전 결심을 언제 굳혔나.
“4·15 총선 이후 전문가들 만나서 공부하며 (대선을)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 취약지역의 민심이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많은 분이 대선에 나가려는 개인 욕심보다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이낙연 의원이 안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지난 5월 중순부터 준비했다.”

-이낙연 의원과 다른 장점은 무엇인가.
“책임을 지는 당대표, 당을 살리고 당을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총선에서 드러났듯 지역주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정당엔 정권 재창출이 제일 중요하고,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취약지역인 영남에서 누군가 배수진, 무너지지 않는 안전판을 쳐야 하는데 그 역할에 제가 적임자라 생각한다. 영남에서 40% 지지율 만들어 보겠다. 튼튼한 틀을 만들어서 이낙연 후보가 되든, 이재명 김경수 이광재 김두관 등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간에 후보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처음에는 많이 약했는데 제 진정성을 조금씩 이해해 준다. 대선 후보의 지지자분들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현재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민주당에 요구되는 시대적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양극화 해결인데 아직 괄목할 만한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총선에서 창당 이래 이런 지지를 처음 받았는데 이후 악재가 연이어 있다. 서민경제, 젊은 세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국민의 삶에 대한 총체적 책임이 우리의 과제라는 걸 다시 인식하고, 성과를 내도록 역할하는 당대표가 되고 싶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실망이 높다.
“보통 사람들이 갖는 건강한 욕망 자체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결혼하고 15~20년 고생하면 내 보금자리 하나 마련한다는 건강한 욕망에 대한 각종 지원을 위해 질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나가겠다. 청년·신혼부부 주택 등 공급을 늘릴 방법을 찾으면서 유휴지, 역세권의 고밀도 개발이 가능한지 찾아보고 꼭 해내겠다.”

-그린벨트 해제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린벨트 해제는 돌아가신 박원순 서울시장이 워낙 강한 철학으로 막았던 것이다. 부동산 광풍 시대가 지나면 인구가 줄어드는 시대가 올 텐데, 다음 세대의 권리까지 빼앗을 수 없다. 이명박정부 때 수도권에 그린벨트 해제해서 집을 지었지만, 투기꾼들에게 먹이만 제공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걸 되풀이해선 안 된다.”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성추행이 불거졌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보나.
“남성우위 사회 문화에 자기성찰 없이 깊게 젖어 든 부분이 있다. 유명무실했던 윤리기구를 상설화해서 성찰과 교육 등을 통해 당 소속 공직자는 물론 당원들도 경각심 높일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당권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인터뷰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윤성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에 힘입어 청와대가 계속 당·청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다. 당이 더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문재인정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당·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가능한 한목소리를 내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일상적으로 국민에게 회초리 맞고, 여론 듣고, 민생 경제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결국 당이다. 그래서 당의 목소리와 대책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에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현장을 뛰어다니고, 이해 당사자를 조정하고, 대안을 내면 그걸로 정부와 청와대를 설득해서 입법하는 과정이 이어지면서 당의 생명력이 살아날 것이다. 그러면 지금처럼 당이 끌려가느니 하는 목소리도 잦아들 것이라 본다.”

-앞으로 좀 더 당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의미인가.
과거에도 보면, 5년 단임제에서 (정권의) 마무리는 당이 제대로 해주느냐에 달려 있었다. 그런 점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역할이 주어지리라 생각한다. 국민들이 봤을 때 문 대통령이 가진 선한 의지랄까, 이에 대한 신뢰가 튼튼한 것 같다. 그래서 일부 정책에 있어, 현장에서 먹히지 않더라도 분명 좋은 뜻을 갖고 시작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기다려주시는 것 같다. 그러나 자꾸 시간이 가면서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에 이르게 되면 당이 적극적으로 그걸 메꿔줘야 한다. 청와대에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조율해야 한다.”

-민주당이 지나치게 획일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동의한다. 아무래도 이해찬 대표보다는 제가 카리스마가 부족하니까 그런 긴장감은 자연스럽게 해소되지 않을까(웃음). 무엇보다 우리 가슴에는 열린우리당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가 너무 세다. 그래서 개인의 정치적인 선택보다 당의 가치와 비전을 갖고 국민 앞에 한몸으로 서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게 체화돼 있음을 이해해 달라. 그럼에도 원팀으로서의 시간이 있었으면 앞으로 좀 자연스러운 목소리도 나올 테고, 앞으로 다가올 4차례 선거를 잘 치르려면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서 토론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비롯해 부동산 이슈까지 2030세대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들을 위한 비전이 있나.
“젊은 층엔 문재인정권이나 부모세대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기득권으로 비치는 것 같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못 주면서 공정 이야기하는 건 희망고문이다. 논리상의 공정이지 각자에게 정의로서의 공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극화 시대에 사회안전망을 깔아 안전장치를 먼저 만들어준 뒤 공정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솔직히 공정의 내용이 무엇인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공정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해야 한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음)’이라는 청년들의 절규에 당이 더 겸손하게 귀 기울이고, 현장으로 가야 한다.”

만난 사람=남혁상 정치부장, 정리=김나래 박재현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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