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정세님은 기사 보고 오히려 저희를 걱정했어요”

국민일보

[인터뷰] “오정세님은 기사 보고 오히려 저희를 걱정했어요”

입력 2020-07-26 11:14 수정 2020-07-27 15:18
배지수씨 인스타그램 캡처

발달장애 첼리스트 배범준씨와 놀이공원 나들이에 나선 배우 오정세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배씨의 여동생 배지수씨 부탁으로 이뤄졌다. 지수씨는 “오정세님은 기사 보도 이후에도 저희를 먼저 걱정해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지수씨는 2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기사 보도 이후 오정세 배우님께 연락이 왔다. 오히려 저희가 일반인이다 보니 기사화 되는 것을 걱정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오정세님께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오정세님의 선한 영향력을 알리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 인스타그램에 글을 게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수씨는 “오정세님이 최근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를 가진 문상태 역을 맡았다. 드라마에서 상태가 우는 장면이 나왔는데 오빠가 같이 슬퍼하면서 자기가 만나서 달래주고 싶다고 했다. 오정세님은 제 오빠를 배려해서 하루 내내 상태의 모습 그대로 대해주셨다. 헤어스타일, 옷, 말투, 걸음걸이까지 드라마 속 상태와 똑같았다”고 전했다.

오빠 범준씨는 어떤 사람이냐고 묻자 지수씨는 “첼로를 사랑하는 첼리스트”라며 “지적장애 2급이지만 2014년에 유엔 초청으로 첼로 독주를 했다. 2017년 12월 ‘세계장애인의 날’에는 유엔에서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 연설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는 정말 듬직한 오빠”라며 “장애인 형제가 있다고 하면 대부분 사람은 비장애인인 동생들이 언니나 오빠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장애인인 오빠가 저를 지켜주고 챙겨준다. 물론 말투와 행동은 많이 서툴지만, 그 속에 진심과 걱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지수씨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지수씨는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오정세 배우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는 나는 오정세(문상태 역)에 폭 빠져버려 5년만에 먼지 쌓인 TV를 꺼내 드라마를 챙겨보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다 드라마 장면 중 상태가 고문영 작가의 팬싸인회에 갔다가 소리지르며 울부짖는 모습이 나왔을 때 오빠는 상태와 함께 슬퍼하며 내가 달래주고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 장면 이후로 오빠는 상태형을 만나고 싶다고 계속해서 말했다. 상태형이랑 롯데월드, 대우버스캠핑카 등등 하고 싶은 것을 내 앞에서 항상 노래하듯이 줄줄 말했다”고 전했다.

지수씨는 “오빠의 엄청난 재촉에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게 됐고 상태형(배우 오정세님)이 오빠를 만나주겠다고 하셨다”며 “오정세님과 오빠가 함께 있을 때 나는 매순간 계속해서 감동받고 놀랐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수씨는 “바쁜 스케줄에도 오빠를 만나기 전에 얼마나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하시며 노력하셨는지 느껴졌다. 롯데월드에서 오빠는 상태형을 만나자마자 열기구, 모노레일, 환타지드림기차, 정글보트, 범버카를 탔다. 오빠 눈높이에 맞춰 친구가 되어주시고 계속해서 오빠와 함께 이야기하며 온전히 집중해주셨다”고 말했다.

지수씨는 “배우 오정세님께 너무도 감사했다”며 “그 감사함의 의미는 물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연구의 노력, 그리고 오빠를 위해 많이 노력해주신 것도 있지만 세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에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상태 팬이었던 나는 이제 상태가 아닌 오정세 배우님의 팬이 돼버렸다”며 “오정세님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 공룡은 상태형이 오빠에게 준 선물. 오빠가 공룡 이름이 굿다이노라고 한다”고 마무리했다.

배지수씨 인스타그램 캡처

배지수씨 인스타그램 캡처

함께 놀이공원에 동행한 범준씨 역시 이날 인스타그램에 “천사를 만나면 눈이 부신다. 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눈물이 난다. 만나기 전에도 만난 후에도”라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지수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오정세는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문상태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더운 날씨에도 긴소매 티셔츠를 입고 공룡 인형이 달린 가방을 멨다. 그는 범준씨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등 다정한 면모를 보여줬다.

김지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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