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韓외교관 “농담 하다 배·가슴 툭툭 친것” 해명

국민일보

성추행 韓외교관 “농담 하다 배·가슴 툭툭 친것” 해명

입력 2020-07-29 22:17
뉴질랜드 방송(뉴스허브)이 지난 25일 심층 보도한 한국 외교관의 성추행 사건. 뉴스허브 캡처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 남자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한국 외교관이 대사관에 제출한 문서에서 “성추행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적극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29일 인사 담당 조직에 외교관 성추행 의혹 관련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이 언급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관계부처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처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25일 뉴질랜드 언론 ‘뉴스허브(Newshub)’의 보도를 통해서였다. 뉴스허브는 2017년 말 한국 외교관 A씨가 뉴질랜드 근무 당시 현지 직원을 세 차례 성추행한 혐의가 있는데 한국 정부의 비협조로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허브에 따르면 외교관 A씨는 대사관에 제출한 내부 문서에서 “성추행의 의도가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B씨가 그렇게 오해한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기억이 달라서 논의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나는) 어떠한 성적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이 B씨의 사타구니를 만졌다는 주장에 대해 “한두 번 정도 그의 배 부위를 두드린(a couple of taps) 적은 있다”면서도 “농담을 하는 상황에서 그랬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한다고 주장하는 B씨의 배가 그날따라 좀 나온 것 같아 가볍게 두드리며 농담을 했다는 것이다.

가슴을 움켜쥐었다(grab)는 B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두 손으로 가슴을 툭툭 쳤던 것(knocking)은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B씨 주장처럼 움켜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A씨는 답변서에서 B씨에게 느낀 친밀감을 언급하며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B씨에 대해 “일에 대한 적극성으로 깊은 인상을 주어 웰링턴에서 근무한 지난 3년 가까운 시간 중 가장 많은 대화를 한 직원”이라며 “B씨에게 느끼는 친밀감은 참 깊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3년간 피해자가 내 사무실에서 어색함을 느끼거나 나와 대화하며 신경을 곤두세운 적은 없다”며 “피해자 주장은 이런 측면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A씨의 주장은 B씨의 진술과 첨예하게 엇갈린다. B씨는 2017년 후반 A씨로부터 3번의 성추행을 당했다며 “A씨가 고장 난 컴퓨터를 고쳐달라는 등의 핑계로 접근해 갑자기 왼쪽 엉덩이를 꽉 쥐었고(squeeze), 주요 부위를 움켜쥐었다(grab)”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해당 사안을 ‘sexual assault(성적 폭행)’로 규정하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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