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구속에 신도들 “89세 어르신을 구속하다니…“

국민일보

신천지 이만희 구속에 신도들 “89세 어르신을 구속하다니…“

입력 2020-08-01 06:29
1일 오전 1시25분 수원구치소 앞에서 신천지 신도들이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선전 총회장의 구속 소식을 전해듣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뉴시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89)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1일 새벽 구속됐다. 수원구치소 앞에서 대기하던 신도 70여명은 이 총회장의 구속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지법 이명철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감염병예방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등 혐의를 받는 이 총회장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해 일부 다툼의 여지가 있으나 일정 부분 혐의가 소명됐다”며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발견되며, 종교단체 내 피의자 지위 등에 비춰볼 향후 추가적인 증거인멸의 염려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총회장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대해 이 판사는 “고령에 지병이 있지만 수감생활이 현저히 곤란할 정도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 판사는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8시간 30분에 걸쳐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이튿날인 이날 오전 1시20분쯤 이 총회장 구속을 결정했다.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수원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이 총회장은 그대로 구속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고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또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 없이 지자체의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연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총회장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신천지 신도들은 망연자실했다. 이날 오전 1시25분 수원구치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신도 70여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반발했다. 일부 신도들은 안절부절 못한 채 발을 동동거렸다. 한 신도는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라며 “90세(89세)가 넘는 어르신을 구속한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도들은 소식을 접한 지 15분여만에 모두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신천지 관계자는 “이번 구속 결정에 대해 내일까지 입장을 정리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월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로부터 이 총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고, 신천지가 제출한 자료와 방역 당국이 확보한 자료 간 불일치 사례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5월 22일에는 과천 총회본부와 가평 평화의 궁전 등 신천지 관련 시설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검찰은 이달 들어 신천지 주요 간부들을 구속하고, 이 총회장을 두 차례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총회장을 상대로 보강 조사를 한 뒤 재판에 넘길 방침이다. 이 총회장은 앞서 구속기소된 신천지 과천총회 본부 소속 총무 3명, 불구속 기소된 다른 4명 등과 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될 전망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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