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원피스에 성희롱 댓글? 양복 입어도 똑같았다”

국민일보

류호정 “원피스에 성희롱 댓글? 양복 입어도 똑같았다”

입력 2020-08-05 16:20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장에 원피스 차림으로 등장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오른쪽은 지난 6월 반바지를 입고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류 의원의 모습. 뉴시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4일 자신의 국회 본회의 출석 패션이었던 ‘분홍색 원피스’가 부적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이자 “국회의 권위가 영원히 양복으로 세워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5일 밝혔다.

류 의원은 이날 뉴시스에 “관행이나 TPO(시간·장소·상황)가 영원히 한결같은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일 할 수 있는 복장’을 입고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면서 “너무 천편일률적 복장을 강조하는 데 국회 내에서도 이런 관행을 바꾸자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복장이 아니더라도 50대 중년 남성으로 가득 찬 국회가 과연 시민들을 대변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류 의원은 이 복장이 3일 열렸던 청년 국회의원 연구단체 ‘2040청년다방’ 포럼에 참석할 때 입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공동대표인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당시 의상을 본회의에도 입고 가기로 참석한 청년들에게 약속했다는 것이다.

류 의원은 온라인상에서 “술집 도우미냐” 등 복장과 관련한 성희롱적 댓글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원피스를 입어서 듣는 혐오 발언이 아니다. 양복을 입었을 때도 성희롱 댓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원피스로 인해 공론장이 열렸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정치의 구태의연, 여성 청년에게 쏟아지는 혐오발언이 전시됨으로써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또 “이렇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게 진보 정치인이 해야 할 일 아닐까”라고 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6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9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를 찾고 있다. 뉴시스

류 의원은 얼마 전에도 반바지와 청바지 차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 매체는 류 의원의 복장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과거 ‘백바지’와 비교하기도 했다. 2003년 당시 국민개혁정당 의원이었던 유 이사장은 티셔츠와 흰색 바지 차림으로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가 일부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 이사장은 “일하는 곳에선 일하기에 편한 복장으로 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며 “문화적으로 너무 옹졸하다. 섭섭하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류 의원도 지난달 25일 유튜브 채널 ‘류호정의 류튜브’를 통해 자신의 청바지, 반바지 패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미 5번 정도 (청바지와 반바지를) 입은 뒤 (언론사 카메라에) 들켰다. 들켰다고 해야 하나?”라며 “그동안 다른 의원들도 딱히 뭐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매체가 자신의 패션과 유 이사장의 백바지를 비교한 것에 대해서는 “청바지는 누구나 입고 다니기 때문에 흔한 복장이지 않나.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회사도 있고, 저는 이게 논란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아 이제 이 정도 입어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구나’라는 변화를 캐치해서 뉴스로 만들어준 것 같고,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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