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조각상 파손범은 50살 단체관광객…“몰랐다” 발뺌

국민일보

伊조각상 파손범은 50살 단체관광객…“몰랐다” 발뺌

입력 2020-08-06 11:00
오스트리아 남성이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조각상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영상 캡처

이탈리아 박물관에서 기념사진을 찍다가 200년 역사의 유명 조각상을 파손한 오스트리아 관광객의 신원이 확인됐다.

5일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관광객은 오스트리아 북부 도시 아이스테르스하임에서 온 단체 관람객의 일원인 50세 남성으로 밝혀졌다.

이 남성은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 트레비소 외곽에 있는 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에 전시된 조각상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위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다가 조각상의 발가락을 부러뜨렸다.

1808년쯤 석고로 제작된 작품은 19세기 이탈리아 명문가인 보르게세 가문에 시집온 나폴레옹의 여동생 파올리나 보르게세가 모델이 됐다.

빨간 원안이 파손된 부분. 데일리메일 캡처

그의 파손 행위는 박물관 실내 감지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다. 영상에서 이 남성은 조각상의 모델과 비슷한 자세를 취하려는 듯 한쪽 팔을 작품 위에 두고 비스듬하게 드러누워 사진을 찍었다.

그는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일어나다가 작품의 발가락을 부러뜨렸다는 사실을 알아챈 것처럼 보였고 곧바로 떨어져 나간 발가락을 제자리로 옮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그는 파손 사실을 숨기려는 듯 한동안 조각상 앞을 어슬렁거리다 현장을 떠났다.


경찰 관계자는 영상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고는 겁을 먹은 것 같다”며 “관리자를 부를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가해자의 신원이 금방 파악된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이 한몫했다. 모든 방문객이 신원을 기록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의 아내는 이탈리아 경찰의 연락을 받고선 울음을 터뜨렸고 가해자가 자신의 남편이라고 인정했다. 또 아내는 오스트리아 신문 보도를 통해 해당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고 박물관 측에 연락을 시도하려 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문제를 일으킨 남성이 박물관 측에 사죄의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는 파손 사실을 즉시 깨닫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물관 책임자인 비토리오 스가르비는 해당 남성을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에게 복구 비용을 지불할 것을 제안했지만 복구 비용 부담과는 별개로 문화유산 파손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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