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혀요” 美구치소서 두건 쓴 흑인죄수 사망 논란

국민일보

“숨막혀요” 美구치소서 두건 쓴 흑인죄수 사망 논란

입력 2020-08-07 10:55
교도관들이 네빌에게 비말 차단 두건을 씌우고 옮기고 있다. 이때 네빌은 "숨이 막힌다"고 거듭 호소했다. 미ABC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교도관들이 감방에서 수감자를 과잉 진압하는 영상이 공개돼 현지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수감자는 진압과정에서 “숨이 막힌다”고 호소하다 의식을 잃었고 이틀 뒤 사망했다.

미 ABC뉴스는 6일(현지시간) 포사이드 카운티 구치소에서 흑인 남성 존 네빌(56)을 진압하던 5명의 교도관과 간호사 1명이 과실치사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면서 당시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구치소 당국에 따르면 네빌은 폭행 혐의로 구금 중이었으며, 침대에 누워 있다가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순찰 중이던 교도관이 발견했다.

당시 공개된 바디캠 영상을 살펴보면 5명의 교도관들이 네빌을 제압한 뒤 “좋아요 존, 혈압을 재겠습니다”라고 말하며, 간호사는 네빌을 진료하러 다가간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급변한다. 교도관들은 네빌의 얼굴에 비말 차단용 두건을 씌우고 등 뒤로 수갑을 채워 다른 감방으로 옮긴다. 네빌은 “숨이 막혀요”라고 거듭 호소한다.

교도관들이 흑인 죄수를 과잉진압해 사망케 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지역법원에서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미ABC뉴스

교도관들이 네빌을 제압하는 모습. 미ABC뉴스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네빌. 미ABC뉴스

교도관들은 그를 바닥에 눌러두고 수갑을 풀어준다. 네빌이 또 다시 호흡곤란을 호소하지만 요원들은 “말도 할 수 있잖아. 너는 숨을 쉴 수 있어”라면서 계속해서 네빌을 강하게 제압한다.

이후 상황은 종료됐지만 네빌은 호흡이 정지되고 맥박도 멈춘 상태로 발견됐으며, 지역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이틀 뒤 사망했다.

부검 결과 네빌은 제압과정에서 발생한 뇌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시관은 네빌이 천식과 심장병 등 여러가지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구타당한 흔적이 몸에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교도관 5인은 해고됐으며 간호사는 현재 업무에서 배제돼 유급휴가 중이다.

해당 간호사를 고용한 의료기관 웰패스의 대변인은 “간호사는 잘못이 없다. 그는 네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네빌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5인의 경찰관 및 간호사. 미국 ABC뉴스

포사이스 카운티 고등법원 판사 R. 그레고리 혼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당시 현장 영상을 공개 결정했다. 포사이스 카운티 보안당국은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바비 킴브러 보안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그날 사건에 대해 거듭 사과한다”면서 “그날의 실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보안당국은 마땅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현재 네빌의 가족은 포사이스 교도소와 웰패스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소송을 돕는 마이클 그레이스 변호사는 “교도관이 실수를 인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유가족들에겐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죽은 네빌이 돌아오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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