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북 수해현장 깜짝 방문한 김정은… “내 식량 풀어라”

국민일보

황북 수해현장 깜짝 방문한 김정은… “내 식량 풀어라”

입력 2020-08-07 15:45
지난 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무국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수해현장에 직접 방문한 뒤 전시 등 유사시 사용하기 위해 비축한 전략물자와 식량을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

7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일대를 찾아 홍수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은파군에서는 연일 이어진 폭우로 제방이 붕괴하면서 단층 살림집(주택) 730여동과 논 600여정보(1정보는 3000평·여의도 두 배)가 침수되고 살림집 179동이 무너졌다. 주민들은 사전 대피해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피해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복구 지원 대책을 내놨다. 특히 ‘국무위원장 예비양곡’과 ‘국무위원장 전략예비분물자’를 풀어 수해복구에 활용할 것을 지시했다.

통신은 “국무위원장 예비양곡을 해제해 피해지역 인민들에게 세대별로 공급해주기 위한 문건을 제기할 데 대해 해당부문을 지시했다. 피해복구건설 사업에 필요한 시멘트를 비롯한 공사용 자재보장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요량에 따라 국무위원장 전략예비분물자를 해제해 보장할 데에 대해 지시했다”고 전했다.

비 피해 입은 평양시 사동구역.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지역을 직접 찾고 국무위원장 명의 식량 등 사실상 전쟁 대비용인 예비물자까지 쓰도록 지원한 것은 민생 중시 지도자로서 국정운영을 보여주고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폭우로 삼중고를 겪는 민심을 다독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피해복구에 군대를 동원하겠다도고 밝혔다. 그는 “인민군대에서 필요한 역량을 편성하여 긴급 이동·전개시키며 군내 인민들과 함께 파괴된 살림집과 도로, 지대정리 사업을 선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홍수로 집을 잃은 수재민은 군당위원회, 군인민위원회 등 공공건물과 개인 세대에서 지내도록 하며, 침구류와 생활용품, 의약품 등을 보장하는 사업을 당중앙위원회 부서와 본부 가족 세대가 전적으로 맡으라고도 지시했다. 본부 가족 세대란 당중앙위원회 모든 부서원의 가족을 말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이날 수해 현장 방문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에 사진 없이 기사로만 실렸다. 시찰 사진이 공개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방문 일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날인 6일 시찰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수해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2015년 함경북도 나선시 방문에 이은 두 번째다. 김 위원장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수해 현장을 찾은 데다가 최근 황해북도 토산리 소재 황강댐(북한명 예성강댐)을 무단 방류한 정황을 종합하면 황해북도 지역의 폭우 피해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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