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꼭 닮은 아들은 11년 뒤 물에 빠진 아이를 살렸다

국민일보

아버지 꼭 닮은 아들은 11년 뒤 물에 빠진 아이를 살렸다

입력 2020-08-07 16:45 수정 2020-08-07 17:54
경기 의정부경찰서 고진형 경장과 2009년 순직한 그의 아버지 고상덕 경감. 고 경장, 연합뉴스

중랑천 급류에 휩쓸린 8세 아동을 구한 경기 의정부경찰서 고진형(29) 경장이 11년 전 순직한 경찰관의 아들로 확인됐다.

7일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고 경장의 부친은 2009년 12월 근무 중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故) 고상덕(사망 당시 47세) 경감이다. 고 경감은 당시 파주 오금교 위에서 교통단속을 하던 중 과속 차량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경위 팀장급이었던 고 경감은 직접 단속에 나설 필요가 없었으나, 연일 근무로 지친 후배들을 배려해 대신 단속에 나섰다가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고 경감의 공적을 인정해 당시 경위였던 그를 경감으로 1계급 특진 추서하고 옥조근정훈장과 경찰공로상을 수여했다.

고 경장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경찰관이 되겠다는 꿈을 키워오다 4년 전 경찰에 입문했다. 그는 “아버지 동료였던 분들로부터 아버지에 대한 좋은 평가를 들을 때가 종종 있다”며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고 경장은 지난 5일 오후 4시40분 의정부시 신곡동 중랑천에서 급류에 휩쓸려가던 A군을 구조했다. A군은 몸에 힘이 빠진 상태로 떠내려가고 있었으나, 고 경장이 필사적으로 쫓아가 구조에 성공했다. 당시 고 경장은 급박한 상황이었던 터라 구명조끼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A군은 물 밖으로 나왔을 때 입에 거품을 물고 눈의 흰자위가 보이는 등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 경장이 약 1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끝에 A군은 물을 토해내며 다시 숨쉬기 시작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급류에 뛰어들어 어린이의 생명을 구한 행동이 경찰의 귀감이 돼 경찰청장 표창과 격려금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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