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전 유괴된 아들이 돌아왔다…中 울린 생중계 모자상봉

국민일보

32년 전 유괴된 아들이 돌아왔다…中 울린 생중계 모자상봉

입력 2020-08-08 20:00
리징즈와 자자의 과거 사진(왼쪽)과 극적으로 상봉한 둘(오른쪽). BBC뉴스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32년 전 아기 때 유괴돼 팔려갔던 아들을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건은 사생활 침해 논란 속에서 말이 많던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이 긍정적으로 사용된 사례로 평가된다.

7일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북부 산시성의 리징즈(李靜芝)는 지난 5월 18일 시안시 공안국에서 2살 때 잃어버렸던 아들 자자(嘉嘉)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중국 CCTV는 자자가 “어머니!”라고 외치며 이미 환갑이 된 엄마의 품으로 뛰어들고, 엄마가 아들 자자를 꼭 껴안으며 옆에 함께 서 있던 남편과 함께 감격의 눈물을 쏟는 순간을 생중계했다. 리징즈는 “자자가 아기 때 모습 그대로 나에게 달려왔다”고 말했다.

리씨 부부는 1988년 10월 당시 2년 8개월이던 자자를 유치원에서 데리고 오던 길에 아들에게 음료수를 사주기 위해 상점에 들렀다가 자자를 잃어버렸다.

이후 리씨는 만사를 제쳐 두고 아들 사진이 포함된 전단을 뿌려 300번이 넘는 제보를 받아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그 사이 TV에도 수차례 출연했으나 아들은 결국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리씨는 지난 4월 한 남성으로부터 아들로 보인다는 말과 함께 한 성인 남성의 사진을 받았고, 바로 경찰서를 찾아가 사진을 넘겼다. 사진을 받은 경찰은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그가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리씨와 이 남성의 DNA 검사를 시행해 두 사람이 모자 관계임을 밝혀냈다.

자자는 유괴된 다음 해 쓰촨성에 있는 자녀가 없는 부부에게 6000위안(한화 약 100만원)에 팔려가 그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대학교를 나왔다. 이름도 구닝닝으로 불려왔다. 그는 몇 년 전 TV를 통해 리징즈를 보았고 아주 오래전에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그녀를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리징즈가 보여준 사진 속 아들이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했으나 따로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안면인식 기술의 도움으32년만에 상봉한 리징즈와 자자 모자의 32년전과 현재 모습. 연합뉴스

자자는 친부모인 리징즈 부부를 만난 후 그들의 집에서 한 달간 머물며 어렸을 적 부모와 함께 놀러 다녔던 곳을 다시 찾아 즐겁게 지냈다. 그러나 자자는 이미 청두에서 살고 있고 키워준 부모와 잘 살았기 때문에 앞으로 다시 친부모와 함께 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주변에서는 리징즈에게 집에 돌아오도록 아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아들의 삶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는 멀어도 그가 잘 지내길 바란다. 자자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도 충분하다”면서 “성인이 된 자자가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징즈는 자자를 유괴한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자를 키워준 부모도 아기 밀매에 관여됐지만 어떻게 처리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존재를 제보한 남성은 익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을 잃어버린 뒤 실종 아동과 부모를 연결해 주는 웹사이트 ‘베이비 컴 홈(Baby Come Home)’에서 자원봉사를 시작한 리징즈는 자자를 찾은 이후에도 “사람들이 잃어버린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

황금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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