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안전빵 투자’는 손해...위험자산에 관심을”

국민일보

“저금리 시대 ‘안전빵 투자’는 손해...위험자산에 관심을”

국내 4대 은행 자산관리전문가 5인 인터뷰

입력 2020-08-09 14:53 수정 2020-08-09 15:54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유동성 장세에서 성장성이 높은 국내외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되 목표수익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PWM태평로센터 김외순 팀장은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너무 안전자산으로만 운용하면 실질적으로 자산은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이라며 “주식 등 위험자산을 일정 비중으로 가져가는 전략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투자 비중은 6 대 4를 추천했다. 위험자산 목표수익률은 4~5%다. 김 팀장은 “위험자산으로 몇 배 수익을 보겠다는 건 위험한 생각”이라며 “중립을 지켜서 어느 정도 위험자산을 투입하면 지금은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IT(정보통신) 헬스케어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선진국 위주 투자를 안정적 전략으로 본다. 김 팀장은 “신흥국은 코로나19 부담이 여전해서 크게 약세장으로 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만큼 미국 한국 등 선진국 위주 투자가 맞을 거 같다”고 했다. 또 “과거에는 실적이 좋은 종목이 많이 상승했는데 요즘은 실적보다는 성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주가가 상승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 롯데월드타워골드클럽 이수현 PB센터장 역시 “금리는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당분간 없는 만큼 약간 ‘리스크온’(위험부담 감수)을 하실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며 “최근에는 위험자산 쪽으로 좀 더 제안하는데 달러 인덱스를 투자의 나침반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지금 미국 달러가 약세인데 달러 가치가 내려가면 자원부국인 신흥국 쪽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게 기본 원리”라며 “미중 간 갈등이 있는데 중국 증시에는 역으로 훈풍이 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과 상호경제관계가 25% 정도 열려 있어 저도 25% 정도는 중국 펀드에 투자한다”며 “특히 알리바바에서 분사한 핀테크회사 앤트그룹이 연말에 상장하는데 역대급 기업공개(IPO)가 예상되는 만큼 알리바바가 포함된 쪽으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신흥국 매력은 주도 산업에 따라 다르다. 이 센터장은 “이머징 시장이라고 다 오르는 게 아니더라”며 “베트남은 컨택트 업종이 많은데 요즘은 언택트 위주로 많이 오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는 IT와 전기차 업종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와 함께 하이일드 공모주를 추천했다. 그는 “최근 1년간 지지부진하던 하이일드 공모주가 SK바이오팜 상장 이후 관심을 받고 있다”며 “주식에 비하면 저위험 저수익 상품이지만 카카오케임즈 상장 등 하반기에 주목받을 만한 이벤트가 충분한 만큼 저금리 시대에는 괜찮은 투자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비중은 20~30%를 추천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주식 자체보다 주식형 펀드가 안전하다고 본다. 이 센터장은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냐의 차이”라며 “펀드는 보통 적으면 30개 종목, 많으면 70개가 들어가니 ‘모 아니면 도’ 하는 식이 아니면 펀드로 접근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이어 “어느 정도 투자수익률이 나서 빼고 다른 데 들어가면 또 깨지는 경우가 많다”며 “펀드의 경우 어차피 리밸런싱은 운용사가 대신하기 때문에 연금이라 생각하고 길게 가져가는 게 낫다”고 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김현섭 PB팀장은 “유동성 때문에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인데 실적들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다시 떨어질 수 있는 리스크도 분명히 있어 보인다”며 “지금은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잠재적으로 성장이 좋아보이는 부분에 적립식으로 권해드리고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앞으로 하락한다고 해도 적립식 투자는 플러스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며 “미국에 있는 IT가 고점 논란이 계속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중국 IT 관련 펀드나 국내 헬스, 바이오 쪽 ETF를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수익이 10%를 넘기면 환매 등으로 이익을 챙기는 것을 추천했다. 다만 “단순히 목표수익률보다 ‘목돈이 되면서’ 수익률에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적립식으로 몇 회 넣지 않았는데 수익률이 20~30% 났다고 뺄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정성진 PB팀장은 “주식이든 펀드든 목표수익률을 반드시 정하고 접근해야 한다”며 “상승수익률도 수익률이지만 하락수익률, 즉 손절 구간을 어느 정도로 할지를 정해놓고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렇지 않고 들어갔다가는 우왕좌왕하다가 손실이 더 커지고 이익이 나더라도 기회를 놓쳐 또 다시 내려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팀장이 제안하는 수익률은 펀드 기준 6~7%다. 그는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기준으로 삼는 편인데 그게 연 5~6% 정도 나온다”며 “손절매 구간은 -3~4% 정도를 본다”고 했다.

우리은행 양재강남금융센터 조현수 PB팀장은 “우리나라도 유동성 장세에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미래 기대치가 반영돼 코스닥 같은 경우는 너무 많이 올라갔다”며 “방향성은 상당히 좋긴 한데 이러다가 조정이 안 나올 수는 없을 거 같다”고 했다.

조 팀장은 “좀 안정적 성향이다 싶으면 70%는 어떤 일이 있어도 원금이 손상 입지 않는 안정적 자산을 운용하고, 30% 정도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중위험 중수익의 주가연계증권(ELS)을 담아가는 게 나을 듯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해외 ETF에도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성장성 있는 글로벌 IT나 바이오, 헬스케어 쪽도 추천한다”고 했다.

정기예금 대체 자산으로는 국내 채권형 펀드를 거론했다. 조 팀장은 “큰 금액일 때는 국내 채권형 펀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기대 수익률이 연 1.5% 정도인데 0.9%인 정기예금보다는 40% 이상 높고 3일 만에 찾을 수 있는 데다 추가 입금도 된다는 점 등이 장점”이라고 했다.

조 팀장은 “유동성 장세로 주식은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느 정도 목표 수익이 달성되면 한 번 이익을 실현하고 또 다음 투자기회를 노리는 전략도 필요한 거 같다”고 했다. 제안하는 목표수익률은 5~10%대다. 그는 “이 정도 되면 빼고 또 넣는 식으로 자주 먹어도 수익은 크다”며 “한 번에 크게 하려다가 잘못돼버리면 쑥 다 빠져버릴 수 있다”고 주의를 줬다.

조 팀장은 “일단 이익실현을 잘하시고, 너무 급하게 들어갈 필요는 없을 듯하다”며 “소액으로 들어가다가 (가격이) 빠지면 더 들어가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투자는 장기투자가 맞지만 지금은 실물경제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가 심한 상태인데 기대감으로 다 올라버린 상황”이라며 “백신과 치료제가 나왔을 때는 기대심리가 벌써 다 반영돼 정작 큰 수익을 내지 못할 수도 있다”고 봤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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