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뜨악글’에 오즈의 마법사 소환한 민주당 의원

국민일보

진중권 ‘뜨악글’에 오즈의 마법사 소환한 민주당 의원

이원욱·신동근 의원 비판

입력 2020-08-09 15:50 수정 2020-08-09 15:54
왼쪽부터 신동근, 진중권, 이원욱. 연합뉴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언급하며 “뇌가 없는데 어떻게 말을 하냐는 도로시의 질문에 ‘인간들도 생각 없이 지껄이지 않나’라던 허수아비의 일침이 생각난다”며 명화 ‘오즈의 마법사’를 소환했다. 진 전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크게 세 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는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을 공개 저격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이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가) 문 대통령을 싫어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밝히는 거 보니 어지간히 싫어하나보다고 생각한다”며 “더불어 그의 색깔론을 보니 문득 오즈의 마법사 명곡 ‘over the rainbow’가 떠오른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새벽 “나보고 이제 색깔을 분명히 하란다. 제 색깔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빛”이라며 “그 누구도 차별함 없이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이 투닥투닥 거리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의 색깔이다. 국가관도 확실하다. 국민이 고분고분하면 국가가 싸가지 없어진다”는 글을 썼다.

이 의원은 “가사는 저 높은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밝히고 거기에서 꿈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진 전 교수는 이도 저도 아닌 진영논리 떠난 색을 무지개색으로 표현한 모양인데, 무지개가 단순히 짬뽕색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원욱 의원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무지개가 품고 있는 꿈과 희망도 같이 포함됐을 거라고 생각하며 진 교수에게 갖는 바람을 적어 본다”며 “특정한 누군가를 왜 싫어하는지 속속들이 밝히기보다는 예전의 명징함을 찾아 자신의 색, 무지개색이 뜻하는 희망을 다시 이야기하는 건 어떤가”라고 했다.

또 “오버 더 레인보우. 무지개 너머 그게 있다면 때에 따라서는 옛날의 동지와 손잡고 나아가보심은 어떤가. 자꾸 독설을 품는다는 건 무지개다리 건너 거기 있는 희망을 진 전 교수도 갖고 싶은 거 아닌가”라며 “왜 지금 허수아비의 일침이 갑자기 떠오르는지, 혹여 진 전 교수의 과거 명징함을 떠올리는 분들이 이래서 통탄하고 애석해하고 있는지 싶다. 물론 나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의 글이 화제를 모으자 신동근 민주당 의원 역시 반박글을 게시했다. 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진 전 교수는 오로지 친구 꾸기(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악감정, 불타는 적개심에 휩싸여 있다”며 “대통령이 꾸기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똑같이 적의의 대상이 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꾸기에 대한 적개심이라는, 표면이 울퉁불퉁한 렌즈가 끼워진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신동근 의원. 연합뉴스

이어 김문수·차명진 전 의원을 거론하며 “노동운동가, 진보주의자였던 그들이 지금은 광장에서 태극기를 휘두르고 있다”며 “한번 탈선하면 나중에 가 닿을 곳은 지금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지경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자신이 문 대통령에게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계기를 꼽으며 “첫번째는 대선 후보 토론에서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라고 밝혔다. 이어 “두번째는 세월호 방명록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고 적은 것을 보았을 때”라며 “미안하다는 말뜻은 알겠는데 도대체 고맙다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직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것은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라며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분명해졌다. 이게 그냥 주변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문제였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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