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섬 안전하게 관리해주세요∼” 작업 지시 정황 담긴 문자

국민일보

“수초섬 안전하게 관리해주세요∼” 작업 지시 정황 담긴 문자

입력 2020-08-10 10:13 수정 2020-08-10 10:43
지난 6일 오전 의암호에서 발생한 선박 전복사고의 원인이 된 인공 수초섬의 모습(왼쪽), 사고로 실종된 수초섬 제작 관리 업체 직원 A씨가 춘천시 공무원과 나눈 문자 내용. 사진=춘천시, 실종자 가족 제공

강원도 춘천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3척 전복사고의 발단이 된 ‘인공 수초섬 고정작업’ 지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방류까지 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작업에 나서게 된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춘천시는 작업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고로 실종된 수초섬 제작 관리 업체 직원 A씨 가족들은 A씨가 작업 전 차에 두고 간 휴대폰에서 확인한 춘천시 공무원과의 문자와 통화 시간 등을 7일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에 따르면 사고 발생 하루 전인 지난 5일 오후 12시3분 춘천시 관계자가 ‘3시부터 소양댐 방류하오니 인공 수초섬 안전하게 관리해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 사고 당일인 오전 8시쯤 2통의 착신 통화가 있었다.

이를 두고 A씨 가족은 사실상 시에서 수초섬 고정작업 지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 부인은 “집이 진천이다. 진천에 사는 사람이 수초섬에 떠내려간다고 스스로 춘천까지 가서 수거 작업을 한다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느냐”며 “동료들을 통해서도 춘천시에서 요구가 와서 현장 작업을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가 발생한지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8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서천리 의암댐 하류 경강대교 인근에서 전날 발견됐던 경찰정을 인양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

사고로 실종된 B씨의 가족들도 9일 B씨의 근무일지를 공개하라며 춘천시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B씨 여동생은 “춘천시는 악천후 속에서도 부유물을 제거하라고 월·화·수 내리 일을 시켰다”며 “오빠가 적어도 사고 전날 수초섬 고정 지원 작업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종된 춘천시청 주무관 C씨의 자동차 블랙박스에 녹음된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C씨 가족은 “‘네, 지금 사람이 다칠 것 같다고 오전은 나가지 말자고 하시거든요’라는 말이 녹음돼 있었다”며 “‘미치겠네 미치겠어’ ‘나 또 집에 가겠네, 혼자만 징계 먹고’라는 말도 담겨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블랙박스와 이 주무관의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상부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한편 이재수 춘천시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실종된 주무관 C씨가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수초가 떠내려간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무리한 작업을 하지 말라는 팀장 지시가 있었지만, 작업을 계속 진행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사고 책임을 실종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의암호 선박 전복 사고는 지난 6일 오전 11시34분쯤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돼 7명이 물에 빠졌다. 현재까지 1명이 구조되고 4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2명은 수색 중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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