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된 유골함, 숨진 8살 조롱한 게시물들…경찰 내사착수

국민일보

침수된 유골함, 숨진 8살 조롱한 게시물들…경찰 내사착수

광주 납골당 침수 관련 유족, 법적 대응 예고

입력 2020-08-11 17:23 수정 2020-08-11 17:31
침수된 광주의 한 추모관 모습(왼쪽). 오른쪽은 전남 담양에서 폭우로 희생된 8살 여아를 조롱한 일베 이용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원. 페이스북 '광주 대신 전해드립니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의 추모관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의 비하 발언이 쏟아지자 한 유족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남 담양에서 숨진 8살 아동을 조롱한 네티즌을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록됐다. 경찰은 비하 게시물과 관련, 내사에 착수한 상태다.

아버지의 유골을 침수된 추모관에 안장했다는 A씨는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료 부탁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비하 발언이 담긴 게시물을 발견할 경우 자신의 메일로 보내달라며 “유가족 대책위가 꾸려지면 그쪽으로 전달하거나 개인적으로라도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지역 수해 복구로 지원을 가 있는 상태라 찾아보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은데”라며 “타인의 아픔으로부터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으려는 분들에게 그렇게 유지되는 삶이 그릇된 것임을 깨닫게 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일 오후 7시50분쯤 광주 북구에 위치한 추모관의 지하 1층이 침수됐다는 민원 신고가 접수됐다. 이곳에는 1800여구의 유골함이 수용돼 있었으며, 이중 일부가 물에 잠겼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한 이용자가 침수된 유골함들 사진을 올리며 음식에 비유했다. 글은 8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나 논란이 거세지자 삭제됐다.

같은 날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도 폭우로 피해를 입은 광주를 워터파크에 빗댄 글이 게시됐다. 한 일베 이용자는 주택 침수에 대피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담양의 8살 여아를 조롱하기도 했다.

이들의 지나친 비하 발언에 네티즌은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전남 담양 폭우에 희생된 8살 아이에 ○○○이라는 일베 유저의 엄벌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을 10일 게시했다. 그는 일베에 올라온 부적절한 게시물 7개를 소개하며 “이번 폭우라는 재난에 지역감정 조장 글로 피해자를 두세번 죽이는 일베 유저들을 대대적으로 수사해 더는 대한민국에 지역감정 조장 및 지역비하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11일 오후 4시55분 기준 2만4946명의 동의를 얻었다.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역비하 게시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등 게시자를 파악 중이다. 특정 사이트에 게시글이 집중된 것으로 보고 운영사 측에 자료를 요청했으며, 불응할 경우 강제수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해를 놓고 지역 비하 발언을 한 게시자에 대해 처벌을 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제기돼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주에는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5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1041건의 재산피해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민은 282세대 43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