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켰는데 누가 그런 위험에…” 의암댐 사망자 딸의 눈물

국민일보

“안시켰는데 누가 그런 위험에…” 의암댐 사망자 딸의 눈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 올려

입력 2020-08-12 13:57
6일 오전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뒤집힌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급류를 타고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도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사망자의 딸이 11일 국가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이날 게시판에는 춘천시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도 있었다.

자신을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사망자의 딸이라 밝힌 A씨는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남에게만 일어날 줄 알았던 일이 저에게 일어날지 몰랐다. 아빠는 나이에 비해 젊고 건강한 편이셨다. 책임감이 너무 강해 몸도 사리시지 않으셨다”며 “아빠와 지냈던 날들 아빠와 했던 대화. 이젠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되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폭우가 쏟아지는 날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을 진행한 것을 지적했다. 그는 “강을 보니 흙탕물 물살은 너무 거세고 수문까지 열려 있었다. 그 상황에서 조그마한 배를 타고 들어가 일을 하다니 말이 되냐”며 “수문이 열리면 집 한 채도 빨려 들어갈 정도다. 너무 억울하다”고 적었다.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로 순직한 고(故) 이종우(55) 경감의 영결식이 12일 오전 춘천시 호반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국가에 사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그는 “시에서 시킨 짓이 아니라면 그곳에 누가 뛰어들겠나. 여러분이라면 시키지도 않았는데 위험한 데 뛰어들겠냐”며 “언론에는 ‘시킨 적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당신들 가족이라면 그런 말이 나오겠나. 고인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나라에서 (실상을) 낱낱이 밝혀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 청원에는 12일 오후 1시20분 기준 9400명이 동의했다.

이 청원이 올라온 날에는 사고와 관련해 춘천시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도 게재됐다. 청원인 B씨는 “이번 사건은 정확한 인재다. 관계자들이 모두 폭탄 돌리기를 한다면 결국 춘천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재수 춘천시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16억짜리 인공수초섬이 사람 목숨보다 소중한가”라고 지적했다.

의암호 전복 사고 사망자의 딸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국민청원 캡쳐

의암호 사고 관련 이재수 춘천시장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국민청원 캡쳐

앞서 6일 오전 11시30분쯤 급류에 떠내려가는 인공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행정선(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의암댐에서 전복됐다. 이 사고로 8명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이에 고박 작업을 지시한 책임자를 밝혀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춘천시는 공식적인 지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자체 조사 결과 수초 관리업체가 먼저 작업을 시작한 걸로 보인다”며 “담당 계장은 (인공 수초섬이) 떠나가게 내버려 둬라. 사람 다친다. 출동하지 마라. 기간제 절대 동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이 시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업체 관계자는 8일 SBS에 출연해 “시청에서 사람이 2명 나와서 현장을 보고 작업 지시를 했다. 발주처에서 작업을 지시하지 않으면 우리는 일을 안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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