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 집단 식중독, “냉장고 이상 탓…원장 고발”

국민일보

안산 유치원 집단 식중독, “냉장고 이상 탓…원장 고발”

직접적 원인 음식은 못찾아

입력 2020-08-12 15:47

지난 6월 경기도 안산 사립유치원에서 발병한 집단 식중독은 냉장고 성능 이상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그러나 식중독의 직접 원인이 된 음식 재료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2차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안산 A 유치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및 유치원·어린이집 급식 안전관리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질본) 등으로 꾸려진 조사단은 역학조사 결과 유치원 냉장고 성능 문제로 지난 6월11~12일 급식에 나온 음식에 대장균이 증식해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냉장고 하부 서랍칸 온도는 적정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식자재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A유치원은 50인 이상 시설에서 급식을 할 경우 의무적으로 식자재 보존식을 보관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아 6월 11∼12일 급식 중 보존식 6건이 보관되지 않았다. 이에 더해 유치원 측이 역학조사 전 내부 소독을 한 탓에 정확한 원인 음식을 규명해내진 못했다.

A유치원 측은 보존식 미보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역학조사 당일에서야 보존식을 채워 넣었고, 쇠고기 등 식자재 거래 내역도 허위로 작성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치원 식수나 야외활동 과정에서 원생들이 만진 물이나 흙 등에서는 원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

정부는 A유치원이 식중독 발생 사실을 교육·보건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며 과태료 250만원을 부과하고, 원장과 조시라 등을 역학조사 방해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안산 A유치원에서는 지난 6월12일 첫 식중독 환자가 발생, 모두 118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71명이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았고, 17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 진단(일명 ‘햄버거병’)을 받으면서 식중독 원인 음식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36명이 입원했다. 현재는 모두 퇴원했으나 일부는 여전히 고혈압, 복통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번 감염이 학교안전법에 따른 학교안전사고로 판명될 경우 학교안전공제회에서 피해 유아 치료비를 지급하고 원장의 고의·중과실 여부에 따라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50인 미만 유치원·어린이집에도 보존식 보관 의무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 시행규칙과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존식을 보관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보존식을 폐기·훼손한 경우 과태료를 3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한다.

또 식품위생법을 개정해 식중독 원인 조사를 고의로 방해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신설한다. 이와 함께 영양사가 없는 100인 미만 어린이 급식 시설 지원을 위해 영양사 면허가 있는 교육(지원)청 전담인력이 급식 관리 업무를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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