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살리려다 의료진 ‘살인 진드기병’ 집단감염

국민일보

응급환자 살리려다 의료진 ‘살인 진드기병’ 집단감염

입력 2020-08-12 19:38

응급환자를 대응하던 의료진이 이른바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집단 감염됐다.

질병관리본부(질본)와 대구광역시는 경북대병원 응급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 5명이 SFTS로 확인돼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SFTS로 확진된 의료진은 바이러스성 수막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내원한 86세 여성 환자 A씨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A씨는 내원 4일 후인 지난달 28일 사망했는데 당시 의료진은 A씨에게 심정지로 인한 기관 내 삽관, 심폐소생술 및 앰부배깅(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기도 마스크백을 짜주는 행위)을 3~4시간 시행했다.

이후 지난 4~7일 A씨를 치료했던 의료진에서 발열 및 근육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여기서 음성이 나와 원인규명을 하던 중 SFTS 양성 5건이 확인됐다. 이들은 현재 입원 중으로 대부분 상태가 호전되고 중증의 위험이 낮아 퇴원을 고려하고 있다.

SFTS는 주로 4~11월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린 후 감염되지만 드물게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접촉한 의료진이나 가족에서 2차 감염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SFTS 환자의 심폐소생술 및 기관삽관술에 참여해 환자의 혈액 등에 노출된 의료진이 SFTS에 감염된 사례가 2014년과 2015년, 2017년 각 1건씩 있었고, 중국에서도 SFTS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노출된 의료진 및 가족 간 2차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정은경 질본부장은 “현재 정확한 감염경로 등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중증환자 시술 시에는 KF94 마스크나 이중 장갑 등 적절한 개인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등 의료종사자의 감염관리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SFTS 환자는 11일까지 모두 11명이며 이 중 17명이 사망했다. 연령대별로는 20~29세가 2명, 30~39세 4명, 40~49세 1명, 50~59세 21명, 60~69세 26명, 70세 이상이 60명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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