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게 키스하고 “스승의 애정”… 하일지, 실형 구형

국민일보

제자에게 키스하고 “스승의 애정”… 하일지, 실형 구형

입력 2020-08-13 17:09
하일지 교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소설가 겸 시인 하일지(본명 임종주·65) 동덕여대 교수에게 실형이 구형됐다.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미경 판사 심리로 열린 하 교수의 강제추행 사건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신상 공개, 취업제한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 선고는 오는 9월 17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하 교수는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던 2015년 12월 10일 재학생 A씨에게 입을 맞추는 등 상대 동의 없이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하 교수는 2018년 3월 강의 도중 ‘미투’ 운동을 깎아내리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이튿날 A씨는 인터넷에 익명의 글을 올려 하 교수로부터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했고, 이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 의뢰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하 교수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을 모면하려는 진술을 한다”며 “(피고인은) 말이 바뀐 이유에 대해서 ‘문학적 표현과 일반적 표현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며 (사리에) 와 닿지 않는 변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정신과 치료 기록을 아무 권한 없는 제삼자인 정신과 의사에게 맡겨 감정토록 해 의료기록이 노출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강제추행 2차 피해로 피해자의 삶은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다”며 “피해자는 꿈꿔왔던 작가의 꿈을 포기했고 20대 절반을 피고인의 범죄행위 때문에 자해, 입원 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하루하루 괴롭게 지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피고인인 하 교수 측은 “입맞춤을 한 것은 사실이나 강제력이 없었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도리어 “피해자가 하 (전) 교수를 따라 프랑스에 가고 싶어 했으나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고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교수는 이날 공판 최후진술에서 “제자에게 입맞춤한 것은 스승이 제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피해자에 대해 성적 욕망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이 나라 언론과 여성단체는 피해자의 말만 신뢰하고 제 말은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하 교수는 A씨의 폭로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A씨를 명예훼손과 협박 등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A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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