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사건 대법원 판결 다시 받는다

국민일보

‘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사건 대법원 판결 다시 받는다

입력 2020-08-15 09:15

보험금이 무려 95억 원에 달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캄보디아 만삭 아내 교통사고 사망 사건’이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검은 이모씨(50) 살인‧사기 혐의 파기환송심 시건의 대전고법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냈다. 앞서 지난 10일 대전고법 형사6부(허용석 부장판사)는 두 가지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하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만 적용해 이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대전고검은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피고인 태도 등 여러 간접증거로 미뤄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상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14년 8월23일 오전 3시41분 자신의 승합차로 경부고속도로를 운행하다 천안나들목 부근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24세였던 캄보디아 출신의 이씨 아내는 임신 7개월의 만삭이었다. 이씨는 아내 앞으로 95억 원 상당의 보험금 지급 계약이 돼 있었다. 지연 이자를 합하면 100억 원이 넘는다. 법원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간접 증거만으로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2심은 “사고 두 달 전 30억 원의 보험에 추가로 가입한 점 등을 보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내렸었다. 2017년 5월 대법원은 “범행 동기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대전고법에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살인이라는 증거가 부족한 데다 상향등 점등, 진행 경로, 제동에 따른 앞 숙임 현상, 수동변속기 인위적 변경 등 검사의 간접사실 주장이 모드 증명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아내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사고를 낸 게 아니라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봤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해자 사망 보험금 중 54억 원은 일시에 나오는 게 아니고 다른 법정 상속인과 나눠 받게 돼 있으며 피해자 혈흔에서 나온 수면 유도제 성분 역시 일상 속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는 소견 등을 미뤄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일부러 먹였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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