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월세 절반은 건물주 부담해야” 쏟아진 靑청원들

국민일보

“영업정지 월세 절반은 건물주 부담해야” 쏟아진 靑청원들

SNS 공유되며 목소리 커져

입력 2020-09-16 12:20 수정 2020-09-16 14:22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조치에 불만을 적어둔 글이 14일 문을 연 PC방 앞에 붙어 있는 모습. 강보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완화로 영업 제한이 다소 풀렸지만,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다달이 돌아오는 임대료 부담이다. 가게 운영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대료는 매출이 줄어도 내려갈 기미도 없다. 소상공인연합회 조사 결과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경영비용 가운데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임대료’라는 응답이 6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매출 감소와 임대료 부담이 겹치면서 ‘코로나가 아니라 가게가 망해 죽겠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정부는 올 상반기까지 공공기관 임대료를 3분의 1로 내리고 민간 부문에 대해선 자발적인 인하분의 절반을 이듬해 세금으로 감면해주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추세인 하반기에는 뚜렷한 임대료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정부와 임대인(건물주)이 임대료 부담을 나누어 져야 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찾아가 월세 부담을 줄여 달라는 청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임대료 관련 청원 링크를 공유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16일 오후 현재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상공인만 방역책임을 오로지 져야 합니까? 건물주는 진정 GOD물주입니까?’라는 제목의 글부터 ‘집합금지 기간에도 임대료 받는 건물주 하느님?’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한 강제 영업중단 기간의 임대료를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8일간 집합금지 기간 동안 자영업자 임대료 면제를 요청합니다’ ‘코로나 영업제한만 말고 임대료 삭감도 해주십쇼’ 같은 건물주 관련 청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피치 못하게 문을 닫아야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을 위해 건물주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동등한 책임을 지고 정부의 금지기간 동안은 임대료 감면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적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임차인에게만 재난 피해가 오롯이 전가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코인노래방 업주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생존권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choijh@kmib.co.kr

특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집합금지 명령으로 영업을 중단한 고위험 업종을 중심으로 이 같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대표적 고위험 시설인 노래방 업주들은 정부와 건물주가 임대료를 절반씩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도권 노래연습장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생계가 막막해진 업주들이 낮에는 막노동, 밤에는 대리운전으로 월세를 벌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노래방과 함께 영업을 중단했다가 이번 주부터 재개한 PC방 업계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관계자는 “국가가 영업을 못하게 했기 때문에 보상해 주는 게 맞다”며 “PC방의 월평균 임대료가 300만원 정도인 만큼 정부 지원금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제까지 ‘착한 건물주’의 선의에만 기댈 수는 없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무너지면 임대인의 손실도 커진다. 정부가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가게 문을 닫은 이들을 위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세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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