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대 중 연대 됐으면…도와달라” 드러나는 정경심 청탁

국민일보

“연고대 중 연대 됐으면…도와달라” 드러나는 정경심 청탁

입력 2020-09-17 10:38 수정 2020-09-17 11:01

“연고대 중에는 연대 됐으면 좋겠는데, 도와주면 안 될까요.”

검찰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판에서 공개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신모 서울대 교수 간 녹취록에 나온 정 교수 발언이다. 검찰은 이를 정 교수가 신 교수에게 아들 조모씨의 입시 청탁을 한 정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지난 15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정 교수는 2017년 10월 신 교수에게 “연세대(대학원)에 합격했으면 좋겠다. 확률을 높이기 위해 외교학과와 국제대학은 동시에 볼까 싶다”며 “좀 도와주시면 안 되겠느냐”고 도움을 구했다. 이에 신 교수는 “그러지 뭐”라고 답했다. 검찰이 정 교수에게 이 대화를 가리켜 “입시 청탁 정황으로 보인다”고 하자 정 교수는 “증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신 교수에게 전화한 시점은 조씨가 서울대 대학원 면접을 본 직후인 2017년 10월 22일이었다. 신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정 교수가) 대학 졸업 후 25년 만에 처음 전화가 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조씨의 서울대 대학원 입시 당시 면접관이었다.

신 교수는 통화에서 정 교수에게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명의 이름을 거론했다. 검찰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신 교수는 “근데 조국 교수 아들이라는 걸 알게 되지 않을까. 이걸 얘기할까 말까. 그게 약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일이 있은 직후인 2017년 11월 아들 조씨가 와인을 사들고 신 교수를 찾아간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 교수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조씨에게 “입시를 도와주는 신 교수를 위해 답례차 갔느냐”고 질문했다. 그러나 조씨는 정 교수와 같이 “진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신 교수 등에게 아들 조씨의 입시를 도와달라고 청탁한 정황은 지난 7월 23일 최 대표 공판에서도 일부 공개됐다. 정 교수는 신 교수를 향해 “(아들이 입시에서) 두 번 떨어지고 나니까 군대 끌려가게 생겼다”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었다. 이에 신 교수는 “내가 고대 교수 중 국제대학원 하나, 경영학 하나에 인터뷰 전 강하게 레코멘드(추천)했다는 얘기를 하면 완충장치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면접관에게) 인터뷰 때 주의 깊게 봐라 이렇게 얘기하면 될 것 같다”는 발언도 있었다.

조씨는 연세대와 고려대 대학원 입시에 모두 합격했고 연세대에 입학했다. 신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연세대와 고려대 교수들에게 청탁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가 고려대 교수를 통해 조씨의 합격 소식을 미리 알아본 정황도 공개됐었다. 검찰이 법정에서 보인 정 교수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가족 4명의 채팅방에는 정식 발표를 일주일 이상 앞두고 ‘○아, 축하해. 고대합격!’이라는 등 대화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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