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는 제자 잡아 유사강간” 제주대 교수 2년6개월 선고

국민일보

“도망치는 제자 잡아 유사강간” 제주대 교수 2년6개월 선고

입력 2020-09-17 15:51 수정 2020-09-17 16:49

휴학하겠다는 학과 학생에게 마지막으로 저녁을 사주겠다며 밖으로 불러 유사강간한 제주 60대 교수가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유사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대 교수 조모(6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취업제한 등을 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5시 30분경 학과 제자 A씨(23)가 휴학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A씨에게 마지막으로 저녁을 사주겠다고 제안해 1차로 술을 곁들인 식사를 한 뒤 2차로 노래주점으로 데려갔다.

조씨는 같은 날 밤 11시30분부터 자정 사이 노래주점에서 A씨를 힘으로 제압한 뒤 A씨의 몸을 껴안고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도록 강요하며 유사강간했다.

당시 A씨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녹음한 파일에는 A씨가 200차례 이상 “싫다"고 말하며 저항한 흔적이 기록됐다.

A씨는 여러 차례 “나가고 싶다” “만지지 말라”며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노래주점 복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밖으로 도망가려는 A씨를 데려오는 조씨의 모습이 두 차례나 찍혔다.

앞서 조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우울증과 주취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다시 ‘블랙아웃’(일시적 기억상실) 상태에 있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조씨가 노래주점에서 나오는 CCTV 영상에서 조씨의 걸음걸이가 그다지 취했다고 보기 어렵고, 범행 후 결제를 위해 신용카드를 꺼내고 서명한 뒤 다시 돌려받는 등의 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취한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7일 선고 공판에서 “피해자가 피의자와 합의했지만 피해 진술에서 다시금 엄벌을 탄원한 것을 볼 때 피해자가 피의자를 인간적으로 용서한 것은 아니”라며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피해자에게 세상을 등질 생각까지 하게 만든 것은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자신의 성인지감수성이 부족해 본의아니게 일탈했다고 하나 이 사건은 성인지감수성을 논하기 전에 극히 기본적인 상식과 윤리에 반하는 심각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지난 6월 18일 1차 공판에서 “이런 범행은 대한민국에서 없어져야 한다. 피고인을 본보기로 삼겠다”며 직권으로 조씨를 법정구속한 바 있다.

조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수업에서 배제된 상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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