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해줄게” 신호등 고장 알고도 ‘딱지’ 끊은 경찰

국민일보

“싸게 해줄게” 신호등 고장 알고도 ‘딱지’ 끊은 경찰

입력 2020-09-18 09:18 수정 2020-09-18 09:19

최근 충북 음성에서 신호등이 고장난 교차로에서 비상등을 켜고 출발한 차량을 신호위반으로 단속해 논란에 휘말렸던 경찰관이 감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음성경찰서는 17일 해당 경찰관에 대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감찰 결과를 토대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부당하게 부과된 범칙금은 반환하기로 했다.

앞서 운전자 A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45분쯤 음성군 금왕읍 도로에서 신호등이 고장 난 교차로를 지나던 중 신호위반으로 적발됐다.

A씨는 사거리 교차로 횡단보도에서 대기하던 중 보행자 신호등과 차량 신호등에 아무런 신호가 들어오지 않자 비상등을 켜고 서행으로 교차로를 통과했다.

이후 다음 교차로에 있던 경찰이 해당 차량을 신호위반으로 적발했다.

운전자는 “신호등이 꺼져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다음 교차로 신호를 보면 알 수 있다. 벌점 없이 싼 것으로 끊어주겠다”고 답했다.

A씨는 결국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꼬리물기)으로 4만원의 범칙금 납부 통고서를 받았다.

경찰은 신호등 고장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문철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당시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고, 음성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해당 경찰을 비판하는 글이 300여건 올라왔다.

한 변호사는 “신호등이 고장났으면 떨어진 곳에서 단속을 할 것이 아니라 그 지점에서 교통 정리를 해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경찰의 단속에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음성경찰서는 15일 공식 홈페이지에 ‘신호위반 단속에 대한 사과문’을 통해 “신호등이 고장났음에도 이 사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저희 직원이 불합리한 단속을 해 단속되신 분께 불편함과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안겨드리게 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충북 음성경찰서가 15일 낸 사과문. 음성경찰서 홈페이지 캡처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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