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딸이야?” 성별 확인한다고 임신한 아내 배 가른 印남성

국민일보

“또 딸이야?” 성별 확인한다고 임신한 아내 배 가른 印남성

입력 2020-09-22 09:13 수정 2020-09-22 10:01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AP연합

인도에서 태아의 성별을 알고 싶다는 이유로 임신한 아내의 배를 낫으로 가른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21일 데일리뉴스 보도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부다운 현지 경찰은 남편 팬나달(43)을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팬나달은 아내 아난타 데비(35)가 여섯 번째 딸을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확인하겠다며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배를 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당시 팬나달은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궁 속 아이는 낫에 다치지 않았지만 산모가 장기 손상과 과다출혈로 결국 사산되고 말았다. 산모는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모 가족들 증언에 따르면 남편은 아내에게 평소 아들을 낳을 것을 강요해왔다. 이들 부부 사이에는 딸만 다섯이 있었는데 여섯째 아이 역시 딸이라는 소식에 남편은 임신 중절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모의 오빠는 “매부는 딸 다섯을 낳았다는 이유로 내 동생을 종종 때렸다”며 “부모님이 여러 차례 개입했지만 그가 이런 잔인한 일을 벌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경찰 조사에서 “아내를 고의로 다치게 할 생각은 아니었다”며 “사고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남아 선호에 따른 여아 살해가 고질적인 사회 문제다. 남아를 자산, 여아를 부채로 보는 인식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시집을 보낼 때 거액의 지참금을 내야 하는 관습이 있는데 이 때문에 여아를 아예 호적에 올리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과도한 남아 선호는 극단적인 성비 불균형으로 이어졌다. 2011년 인도 정부가 실시한 인구 통계에 따르면 7세 이하 남아 1000명당 여아의 수는 911명으로 집계됐다. 2015~2017년 기준 전체 인도 남성 1000명당 여성 인구는 896명에 불과했다. 인도 정부는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1994년 성별 선택 낙태를 금지했지만 여아를 원치 않는 부모가 많아 불법 낙태는 여전히 성행 중이다.

이홍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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