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동승남 “대리기사 착각해 운전 맡겨” 황당 주장

국민일보

을왕리 동승남 “대리기사 착각해 운전 맡겨” 황당 주장

입력 2020-09-24 06:40 수정 2020-09-24 09:44
을왕리 음주사고 관련 YTN 보도화면 캡처

만취한 여성 운전자가 치킨 배달에 나선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을왕리 음주사고’와 관련해 차량의 실질적인 소유주이자 동승자였던 남성이 “만취 상태라 대리기사로 착각해 운전을 맡겼다”며 방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33·여)가 음주사고를 낼 당시 조수석에 앉아있던 동승자 B씨(47)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당시 만취 상태로 A씨가 대리기사인 줄 알고 운전대를 맡겼다”고 진술했다고 25일 YTN이 보도했다.

그러나 YTN이 입수한 사고 직후 A씨의 통화 녹취를 들어보면 B씨 주장에 의구심이 든다. 녹취에 따르면 사고 몇 시간 뒤 A씨는 함께 술을 마셨던 C씨와의 통화에서 “대리 어떻게 된 상황인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우선 오빠(동승남)가 ‘네가 운전하고 왔으니깐, 운전하고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C씨는 “○○ 오빠(동승남)가 하라고 했네. 그런 거 확실하게 얘기해 줘야 해. ○○ 오빠가 하라고 한 거지?”라고 추궁했고 A씨는 “전혀 제지하거나 그러지도 않았었고. 그러니깐 자연스럽게 조수석에 앉았고”라고 대답했다.

B씨 진술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은 또 있다. 호텔 CCTV에 두 사람이 함께 방을 나와 차량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A씨를 대리기사로 착각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경찰은 B씨 주장에 신빙성이 없고 오히려 음주운전을 방조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경찰은 B씨에게 최소 징역 1년6개월 이상 실형 선고가 가능한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방조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통화 녹취엔 B씨가 합의금을 빌미로 A씨를 회유하려 했다는 정황도 담겼다. C씨가 B씨와 통화했다고 얘기하자 A씨는 “뭘 어떻게 도와주겠다고 하느냐”고 물었고 C씨는 “내가 내 입으로 말 못 하겠으니까 와서 얘기하자. 그 오빠가 하는 얘기를 들어보라”고 했다.

현재 A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고 B씨는 현재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가 증거를 조작하려 한 정황도 있는지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9일 0시53분쯤 인천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편도 2차로에서 만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던 중 중앙선을 넘어 마주 달리던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 D씨(54)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을왕리 해수욕장에서부터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 지점에서 중앙선을 침범했고 마주 오던 D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D씨가 크게 다쳐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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