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력’ 모녀의 비극…50대 엄마 돌연사 후 20대 딸 아사

국민일보

‘정신병력’ 모녀의 비극…50대 엄마 돌연사 후 20대 딸 아사

엄마는 과거 정신병원 입원 이력·딸은 경계성 지능 장애

입력 2020-09-28 15:04 수정 2020-09-28 15:19
게티이미지뱅크

정신질환을 앓아 온 모녀가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모녀 가운데 엄마가 먼저 돌연사한 뒤 딸은 굶어 죽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에서 엄마(52)와 딸(22)이 숨진 채 발견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부패 정도로 봤을 때 이들은 발견된 날로부터 열흘에서 보름 전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자살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엄마가 돌연사한 뒤 딸이 아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맡겼다.

두 사람은 모두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엄마는 2011년부터 수년간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던 딸은 13살이던 2011년부터 7년간 사회복지시설에서 지냈다. 해당 복지시설에 따르면 딸은 경미한 지적장애인 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다. 지능지수(IQ)가 71~84 사이이며 지적장애와 정상 지능 사이 경계에 있어 경계성 지능이라고 한다.

딸은 엄마의 학대로 시설에 들어갔다가 성인이 된 뒤 다시 엄마와 함께 산 것으로 알려졌다.

모녀는 엄마의 일용직 노동 수입으로 생활했다. 딸은 이웃 주민 가운데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집 안에서만 생활했다고 한다.

시설 측 “엄마가 딸 강제로 데려갔다”

과거 딸을 보호했던 시설 측은 엄마가 딸을 억지로 데려갔다고 설명했다. 시설 측은 “시설에서는 조금 더 보호하고자 했으나 엄마가 강압적으로 퇴소를 진행했다”며 “친권이 있는 엄마가 퇴소를 요구할 때 시설 측에서 이를 막을 수 있는 제도가 없다”고 말했다.

딸은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뒤 시설의 도움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설 측은 엄마와 잠시 살다 온 딸이 전혀 씻지 않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집에만 있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설 관계자는 “딸이 시설 보호를 받다가 명절에 가정방문을 하고 돌아오면 행색이 매우 좋지 않아 해당 가정이 보호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딸의 죽음에 관해 시설 관계자는 “시설에서 조금이라도 더 보호할 수 있었으면 이렇게 비극적으로 사망하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송다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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