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 ‘두 달’ 천하… 모시기 나섰던 방송사·광고사 패닉

국민일보

이근 ‘두 달’ 천하… 모시기 나섰던 방송사·광고사 패닉

입력 2020-10-15 12:01 수정 2020-10-15 12:17
'라디오스타' 출연한 이근 전 대위. MBC 캡처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로 스타덤에 오르며 지상파에까지 진출한 이근(36)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두 달을 채우지 못하고 전성기를 마감할 전망이다.

채무 문제부터 성추행 처벌 이력, 예비군 훈련 불참까지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면서 “모든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본인의 적극적인 반박과 해명에도 방송 출연은 어렵게 된 상황이다.

너도나도 섭외에만 공을 들였을 뿐 디지털 플랫폼과 차별화해 제대로 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던 방송사들은 피해를 본 입장이기도 하지만 결국 자업자득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가짜사나이’ 1기(7월 9일~8월 6일)에서 해군특수전전단 등 남다른 군 이력을 자랑한 이 전 대위는 “인성에 문제 있어?” “○○는 개인주의야” 같은 유행어까지 탄생시켰다. 늘 새로운 걸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의 요구를 맞추기에 딱 좋은 캐릭터이기도 했다.

이 전 대위의 인기가 급상승하자 방송사들은 지상파와 비지상파 구분 없이 모시기에 나섰다. 이 전 대위는 ‘집사부일체’(SBS) ‘라디오스타’(MBC)와 웹 예능 ‘제시의 쇼터뷰’ 등에 출연해 화제가 됐고,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서바이블’과 ‘재난탈출 생존왕’(KBS1)에도 합류했다.

광고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KB저축은행과 롯데리아, 게임 업체 펄어비스, 차량 브랜드 JEEP, 면도기,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은 이 전 대위를 홍보 모델로 기용하거나 협업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전 대위가 기성 플랫폼으로 진출한 지 두 달도 채우지 못하고 방송사들은 예고편부터 본방송까지 편집하거나 몽땅 삭제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실제로 ‘서바이블’ 측은 이 전 대위의 출연분을 비공개로 바꿨고, ‘라디오스타’도 다시보기와 재방송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글의 법칙’과 ‘장르만 코미디’도 편집에 들어갔다. 롯데리아 등 업계도 홍보물을 삭제하며 ‘지우기’에 나섰다.

앞서 ‘빚투’ 논란이 불거졌던 이 전 대위는 채무를 변제하고 사건을 일단락했으나 연예 콘텐츠 유튜버인 김용호씨의 잇단 폭로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이 전 대위의 판결문을 공개하며 그가 2017년 말 클럽에서 성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확정받았다고 폭로했고, 그가 미국 국무부와 유엔 근무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위는 14일 법무법인 한중을 통해 김씨를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또 고소장에 자신이 미 국무부와 유엔 정직원을 지냈음을 입증할 반박 자료를 첨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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