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허벅지 더듬어…학교는 은폐” 여중생들 호소

국민일보

“선생님이 허벅지 더듬어…학교는 은폐” 여중생들 호소

입력 2020-10-16 15:00 수정 2020-10-16 15:05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부산의 한 여중에서 60대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스쿨 미투’ 증언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피해 학생들이 학교가 사건을 은폐하고 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엔 ‘부산 ○○여중 성추행사건 은폐’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해당 중학교의 재학생과 졸업생들이라 밝힌 청원인은 “최근 뉴스와 SNS를 통해 지난해 있었던 교내 성추행 사건이 재신고되었다는 사실을 접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0월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재학생들이 60대 교사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신고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최초 신고를 받은 담임교사는 학교측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학교는 A씨에게 “해당 학급에 사과하라”는 말만 한 채 별다른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교육청 매뉴얼 상 교사의 성추행 사실을 알았을 땐 수사 기관에 즉시 신고해야 하나 이를 어긴 것이다.

A씨는 이후 휴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다가 두 달 뒤 퇴직금을 받고 퇴직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한 경찰과 교육청은 올해 8월 학교를 찾아가 사건 경위를 조사했다. 그러나 청원인은 “교육청에서 학교를 찾아가 교사들에게 해당 사건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을 때 다른 교사들은 본 것도 들은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며 “가해 교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고 학교 교장과 교감도 모르는 일이라고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심지어는 그 후 학폭 담당 교사와 학생부교사가 신고한 학생을 따로 카페에 불러내 사건에 대해 물어보기까지 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중학교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청원인에 따르면 A씨는 피해 학생의 어깨를 자신의 성기 쪽으로 끌어당기고,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 어깨를 주무르고, 남교사 휴게실에 누워 청소하는 학생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 또 학생에게 “네가 예뻐서 너무 좋다”며 외모를 품평하고 수업 중 유흥주점 경험담을 늘어놓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교사들이 사건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학생부장을 비롯한 선생이 피해자를 불러 당시 일을 묻고, 우리가 알아서 처벌할 테니 친구들과 부모님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다”며 “영어 교과 선생은 수업 시간에 ‘나이 있는 사람이 사과까지 했는데 너네가 너무하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신고와 소문을 막으려던 교사들, 자기 자식이라고 생각해보라”며 “여태 저희가 선생님들을 보고 자란 것은 무엇이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일은) 학교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에서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며 “교육받을 권리가 있는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는 국민들의 인권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홍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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