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무고’ 주장한 조재범 vs ‘엄벌’ 호소한 심석희

국민일보

‘훈육·무고’ 주장한 조재범 vs ‘엄벌’ 호소한 심석희

입력 2020-10-17 12:13 수정 2020-10-17 12:15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인 심석희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에 대해 검찰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조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며 훈육이었다고 주장했다. 심 선수 반성하지 않은 조 전 코치에 대해 엄벌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 16일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또 10년간의 취업제한 및 5년간의 보호관찰, 거주지 제한 등도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수십 회에 걸쳐 성폭행·성추행하고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엄벌을 원하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조 전 코치의 범죄사실 중 심 선수가 고등학생이었던 2016년 이전의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4년간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성범죄와 별개로 심석희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초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이날 증인으로 채택된 심 선수의 동료이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 선수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 등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이날 재판 전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조 전 코치 측 변호인은 “심 선수의 성폭행과 관련한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고 증거도 없다”며 개인적인 감정을 가지고 무고했다는 취지의 변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코치도 검찰 구형 후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지도과정에서 폭행과 폭언은 인정하지만 격려 차원에서 이뤄진 훈육이었다”고 한 조 전 코치는 “절대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반면 심 선수는 여전히 엄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 선수는 지난 6일 열린 11차 공판에 참석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심 선수는 비공개로 진행된 2시간 30여 분간의 증인신문에서 조 전 코치의 범행 날짜와 수법, 피해 내용 등에 관한 질문에 상세히 답했다.

심 선수는 “빨리 잊고 싶어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는데 이런(법정) 데 나와서 똑같은 걸 떠올려야 하니까 힘들다”며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 끝나는 일인데 왜 인정하지 않는가”라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선수는 또 “다시 떠올리기 너무나 힘든 기억”이라며 증언 도중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전 코치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26일에 내려진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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