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들 죽이고 20년 구형된 노모 ‘눈물의 최후진술’

국민일보

50대 아들 죽이고 20년 구형된 노모 ‘눈물의 최후진술’

입력 2020-10-20 15:33
인천지방법원 뉴시스

술만 마신다는 이유로 50대 아들을 죽인 70대 노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방법원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기소한 A씨(76)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4월 20일 오전 0시 56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만취 상태인 아들 B씨(51)의 머리를 술병으로 때린 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범행 직후 “아들의 목을 졸랐다”고 112에 직접 신고해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로 조사됐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울먹이며 “아들이 술만 마시면 제정신일 때가 거의 없었다”면서 “희망도 없고 진짜로 너무 불쌍해서 범행했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구형 사유에 대해 “피고인은 ‘아들이 술만 마시는 게 불쌍해 살해했다’고 말했다”면서도 “피고인이 76세의 고령이고 경찰에 자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법정에서는 판사가 수사가 미비해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해 검사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표 부장판사는 “사무실에서 개인적으로 재연을 해봤다”며 “여성 실무관에게 수건으로 목을 조여보라고 했는데 피가 안 통하긴 했지만 아무리 해도 숨은 쉬어졌고 불편한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인죄가 워낙 중한 범죄여서 10명의 범인을 놓쳐도 무고한 한 사람이 처벌받으면 안 된다”며 “(피고인 등의) 진술에 의혹이 많은데 너무 수사가 덜됐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해자는 사건 현장에서 곧바로 사망한 게 아니라 저산소증을 보인 뒤 병원으로 옮겨져 숨졌다”며 “제3자의 개입 가능성도 조사했고 피고인의 사위도 증인으로 신청해 그런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재판부는 76세 노모가 체중 100kg을 넘는 아들을 살해하는 것이 가능한지, 가로 40cm, 세로 70cm의 수건이 살해의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등을 지적했던 바 있다.

당시 A씨는 범행을 재연한 뒤 “아들이 술을 더 먹겠다고 하고 여기저기에 전화하겠다고 했다”며 “뒤에서 (소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는데 정신이 있었고 수건으로 돌려서 목을 졸랐다”고 밝혔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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