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 0원으로 빌라 여러 채 꿀꺽…대출 악용 ‘무갭투자’ 확산

국민일보

‘내돈 0원으로 빌라 여러 채 꿀꺽…대출 악용 ‘무갭투자’ 확산

입력 2020-10-20 16:26
빌라를 중심으로 '무갭투자'가 성행하면서 대규모 깡통전세 사태가 발생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빌라와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 연합뉴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세입자 전세보증금으로 빌라를 매입하는 ‘무갭투자’ 거래가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빌라 거래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안심대출보증’을 빌라 건축주가 악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무갭투자 빌라 매입은 대규모 깡통전세 사태를 유발할 수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2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와 HUG로부터 건네받은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빌라) 안심대출보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1671억원(1287건)이었던 공시가 150% 한도의 전세금 보증액이 올 3분기 현재 6678억원(4254건)으로 4배 가량 증가했다. 분기별로 평균 1000억원 증가하던 서울의 빌라 전세 대출금도 지난해 4분기 5027억원에서 올해 1분기 4255억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2분기 들어 5599억원으로 다시 증가했고 3분기에는 6678억원으로 늘었다.

다세대 안심대출보증은 빌라 공시가격 150%를 주택가격으로 산정해 전세금 대출액이 나오는 제도다. 아파트와 비교해 동일 주택 내 거래 내역이 적은 빌라는 시가 산정이 쉽지 않아 이같은 산정 방식을 적용한다. 일부 임대인들은 이 방식을 악용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임대인들이 세입자가 받은 전세대출금을 제외하고 1000만원 내외, 심지어 0원(무갭투자)으로 빌라를 사들이는 것이다.

문제는 임대인들이 이렇게 무갭투자로 빌라 여러 채를 사들여 돌려막기를 하다 보니 대규모 깡통전세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무갭투자는 전세금 돌려막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즉시 깡통전세로 전락한다”며 “특히 HUG의 전세보증에 의한 대출이 재원이었을 경우 보증사고로 직결되며 중간에 끼인 세입자 또한 불편이 가중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에서도 빌라가 다수 분포된 강서구는 보증 건수가 지난해 1분기 169억원(140건)에서 같은 해 4분기 779억원(591건), 올해 3분기 1003억원(689건)으로 급증했다. 은평구도 지난해 1분기 125억원(111건)에서 올해 3분기 622억원(427건)으로 5배 늘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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